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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1주일, 차분했던 백령도... "걱정은 됐지만 소란 떨 필요는 없어"

【백령도=장용진 기자】지난 20일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방송시설을 타격하겠다'는 북한의 엄포로 시작된 남북간 긴장상황 가운데에서도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평온을 유지했다.

백령도는 북한 옹진반도로부터 17km가 떨어진 곳에 위치해 언제든 북한군 의 포격대상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기부양정과 반잠수정 기지와도 인접해 북한 비정규전 부대의 직접적인 위협에 놓인 곳이다.

이 때문에 지난 21일에는 긴급대피령이 내렸고 실제로 주민 천여명이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백령도 주민들은 '걱정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소란을 떨 필요도 없다'며 평소와 다름없는 차분함을 유지했다.

백령도 기상대 관계자는 25일 "긴급대피령과 함께 군부대 병력들이 긴박하게 움직이는 것이 눈에 띄는 등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주민들 모두 큰 동요 없이 지냈다"면서"속보 등 언론보도가 아니라면 평소와 다를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날 백령도 용기포항 인근에서 만난 백령도 주민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백령도 주민들은 "육지에 있는 친지나 가족들로부터 걱정 섞인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도 "만약을 대비해야 되겠지만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지 않겠나"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다른 주민(55·여)는 "북한 방송에서 '남한을 탈출하는 비행기표가 동나고 시장의 물품이 바닥났다'고 엉터리 선전을 했다는데,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일부 주민들은 "우리는 제15호 태풍 '고니' 때문에 뱃길이 끊길까 더 걱정"이라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남북긴장으로 인해 피서객이 크게 줄어 들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는데, 태풍으로 뱃길까지 끊어지면 더욱 곤란한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백령도를 찾은 피서객은 평소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월요일인 24일에는 평소 2척이 운영되는 백령도행 여객선이 1척만 투입됐고 그나마 정원의 3분의2를 채우지 못했다.


여름 대목을 미처 다 누리지 못한 채 피서철이 끝나게 된 셈. 백령도에서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주민(56)은 "남북 긴장으로 인해 막바지 피서객을 놓쳤다"면서 "태풍으로 뱃길이 끊어진 뱃길이 하루라도 빨리 복구되야 그나마 손해를 만회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백령도 기상대는 26일에는 뱃길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부터는 백령도를 찾는 발길이 정상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ohngbear@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