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fn스트리트

[fn스트리트] SK하이닉스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5 16:40

수정 2015.08.25 16:40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중순 특별사면을 받아 출소한 뒤 가장 먼저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으로 달려갔다. 준공을 앞둔 공장증설 과정과 향후 추가 투자계획 등을 챙기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최 회장의 SK하이닉스 사랑은 유별나다. 그도 그럴 것이 인수한 지 3년 만에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으며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쑥쑥 자라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업이익률은 5분기 연속 20%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2조964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올 2.4분기 글로벌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은 33.5%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전신인 하이닉스반도체는 원래 1997년 닥친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이뤄진 재벌 간 '빅딜'의 산물이다. 1999년 채권단 주도의 빅딜 과정에서 현대전자산업이 LG반도체를 흡수합병했다. 그 뒤로 2001년 현대그룹에서 하차해 2012년까지 하이닉스반도체라는 이름으로 독자생존의 길을 걸으며 심한 부침을 겪었다.

이런 회사가 SK그룹과 만나면서 상승작용하고 있다. SK 측의 지속적인 투자로 회사는 초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SK그룹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었다. 최 회장의 전매특허인 공격경영 덕이라는 말이 더 맞겠다. SK하이닉스는 내수 중심이던 SK그룹의 수익구조를 수출 중심으로 바꾸는 역할도 했다. SK하이닉스는 노사협력의 대표적인 모범사업장이기도 하다. 지난 6월 협력업체 직원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조가 월급의 일부를 떼내고 회사가 그만큼을 보조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의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SK하이닉스가 다시 도약대에 섰다. 이천에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M14공장을 25일 준공, 가동에 들어갔다. 숫자 앞의 M은 매뉴팩처링의 약자다. 더불어 향후 10년간 46조원을 들여 이천과 청주에 반도체 공장 2개를 추가로 건설한다. 선제적 투자로 메모리 분야 세계 2위, 종합반도체로는 세계 3위 기업의 위상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오전 열린 M1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 재도약을 위해 기업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때마침 이날은 박 대통령이 5년 임기의 후반을 시작하는 날이다. 투자확대와 청년일자리 창출에 '총대'를 멘 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젠 경제계 전체가 화답할 차례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 논설위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