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은행들, 금융위기 이후 IB 사업서 연이어 이탈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7 14:35

수정 2015.08.27 14:35

다국적 대형은행들이 2008~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투자은행(IB) 사업에서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은행들이 거의 손을 떼면서 미국 은행들만 명맥을 이어가는 형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지난 2·4분기 세계 10대 은행 가운데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IB 사업에서 내는 곳은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단 2곳뿐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6곳에 비하면 3분의 1에 불과하다.

10대 은행가운데 IB 매출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62%를 기록한 골드만삭스였다. 그 뒤로는 모간스탠리(53.1%)와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은행(48.7%)이 뒤따랐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유럽 은행들의 사업 축소다. 금융위기 이전 자산 규모로 세계 최대였던 스위스 UBS은행의 경우 2012년말부터 채권 사업 철수를 선언하며 투자 업무를 빠르게 줄여나갔다. 2007년 2·4분기 62억스위스프랑(약 7조8079억원)의 IB 사업 매출은 올해 2·4분기에 24억스위스프랑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독일 도이체방크와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의 매출 가운데 IB 사업 비중은 각각 13.4%포인트, 15.7%포인트씩 감소했다.

미 은행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불황과 당국의 엄격한 자본비율 요구가 사업 축소를 초래했다. 5대 대형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IB사업부문에서 약 4만명, 사업부의 30%에 가까운 인력을 줄였다. 지난 2·4분기 미 웰스파고의 IB 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2.7%에 불과했다.

FT는 은행들이 위험 투자에 대한 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산운용이나 프라이빗뱅크 영업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 IB 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 JP모간은 2007년 중반 이후 해당 사업부에서 2만5000여명을 해고했지만 여전히 약 5만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골드만삭스나 크레디트스위스 전 직원보다 많은 숫자로 모간스탠리(5만6000여명)보다 조금 모자라는 수준이다.

다니엘 핀토 JP모간 IB부문대표는 "JP모간은 고객을 위한 온전한 글로벌 은행거래 플랫폼을 추구한다"말했다. 그는 "다른 은행들과 다른 전략이지만 JP모간의 규모라면 유리한 고지에서 이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크리스티안 마이스너 IB부문 대표 역시 "IB 부문 수입이 다른 분야에 비해 꽤나 매력적이다"고 덧붙였다. FT에 따르면 정보가 공개된 8개 은행 가운데 7개 은행에서 IB부문 수익률이 일반 은행 사업부 수익률을 웃돌았다.
신문은 IB 부문에서 손실은 일단 발생하면 크기가 커지는 만큼 높은 수익률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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