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하반기 대졸 취업문 열린다..`스펙 파괴` 뚜렷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7 16:20

수정 2015.08.27 16:20

국내 주요 그룹들이 다음 주부터 일제히 하반기 공채 시즌에 돌입한다. 올 하반기 공채는 예년보다 소폭 확대돼 취업준비생들에게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공채 특성은 스펙보다 실무 역량에 무게를 둔 최근의 채용 분위기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요그룹 일제히 하반기 공채 돌입

27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맏형인 삼성그룹은 다음 달 7일부터 지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들어간다.

삼성은 정확한 하반기 대졸 공채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난 4000~5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하반기 삼성의 대졸 신입사원 공채는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해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 게 큰 특징이다.


이에 따라, 삼성 채용절차는 기존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옛 SSAT)-실무면접-임원면접' 3단계에서 '직무적합성 평가-GSAT-실무면접-창의성면접-임원면접'의 5단계로 복잡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9곳이 다음 주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지원서 접수를 받는다. 서류 심사 통과자에 한해 오는 10월 9일에는 인적성 검사(HMAT)가 동시에 실시한다. 올해 9500여명 채용 예정인원 중 상반기에 5000명이상 선발한 것으로 전해져,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 선발 규모는 최대 40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그룹은 다음 달 서류전형에 이어 10월 말 필기 전형을 진행하고 11~12월 관계사별로 면접을 진행해 12월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올해부터 입사 지원서에 불필요한 스펙을 모두 없앤 것이 특징이다. 입사 지원서에 수상경력, 외국어 점수를 기재할 필요가 없다. 사진도 붙이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최근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최태원 회장이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 협력할 뜻을 밝혀 채용 규모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9월 1일부터 하반기 공채에 들어가는 LG그룹은 채용 규모가 2100명으로 작년 하반기와 비슷하다. 지원서는 LG 통합 채용포털 사이트인 'LG 커리어스(http://careers.lg.com)'를 통해 가능하며, 3개 계열사까지 중복 지원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총 64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가운데 상반기 경력 채용에서 채우지 못한 자리는 하반기 신입사원으로 충원하는 방식이다. 10대 그룹중 가장 먼저인 31일 원서접수를 받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전년과 비슷한 900명(생산기술직포함) 수준의 채용이 예상되고 있다.

각 계열사별로 채용을 진행하는 GS그룹은 상반기(500명)보다 늘어난 57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당초 400명 규모로 예정했던 하반기 공채 인원을 600명까지 확대한다. 한화는 앞서 이달 초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펙'보다 '직무능력' 절대적

올 하반기 대졸 공채는 '입사위주'식 획일화된 스펙보다 직무능력에 중점을 둔 최근의 기업 채용 경향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스펙 파괴' 현상이 뚜렷해졌다. 삼성이 1995년 '열린 채용' 제도 도입 이후 20년 만에 채용절차를 전면 개편한 게 대표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 공채 지원자가 과도하게 몰리고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는 부작용을 우려해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하게 됐다"며 "학벌, 학점, 영어능력 등을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직무 적합도, 전공 경험, 전문성 등을 두루 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LG, GS 등은 적성검사에 한국사 시험을 추가했다. LG 관계자는 "지원자들이 평소 한국사와 한자에 대해 보다 폭넓은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전공 분야와 인문학적 소양의 결합을 통해 창의적인 융합을 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 능력을 갖췄는지를 알아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채용 시장에서 직무역량 중심 채용이 대세가 되면서 서류전형에 들어가는 제한 항목이 많이 완화되고 있다"며 "실제로,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학점이나 토익 점수보다 직무 관련 경험이나 성과들을 서류전형의 최우선 평가요소로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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