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인들이 사고현장서 구조 대신 '인증샷'부터 찍는 이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2 15:42

수정 2016.02.29 18:07

중국인들이 사고 현장에서 다친 사람을 도와주기 전 필수적으로 인증샷을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인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행동을 하는데는 숨겨진 사연이 있다.

선행을 베푸는 사람에게 오히려 협박성 '블랙메일(Black Mail)'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더라도 선뜻 도와주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22일 중국 상하이스트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주시의 한 도로에 쓰러진 노인을 본 시민들이 블랙메일의 우려로 인해 현장을 촬영한 후에 구조한 사건이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길을 달리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그 충격으로 부상을 당하면서 얼굴에 피가 흘러내렸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바닥에 쓰러져 있던 할아버지 곁으로 다가가는 듯 했지만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할아버지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도와주려다 자칫 잘못해 범죄자로 몰려 소송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


이후 시민들 중 누군가가 인증 사진을 찍었고 그제서야 사람들은 할아버지의 피를 닦아주며 구급차가 올 때까지 그를 돌봤다.

다행히 할아버지는 큰 부상 없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장에 있던 시민들도 블랙메일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시민은 "할아버지가 피를 흘리고 있었고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감히 할아버지에게 다가가는 사람은 없었다"며 "그 누구도 블랙메일을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네티즌은 "이번처럼 누군가 길에 쓰러져 다쳐도 현장 사진과 주변의 증인을 확보하고 나서야 도울 수 있다"며 "마음대로 낯선 사람을 도와줄 수 없는 중국의 슬픈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안타깝게도 중국에서는 블랙메일로 인해 이번 사건과 비슷한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지난 2월과 7월에도 사고를 당한 노인들을 한 동안 방치한 시민들의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산 바 있다.

kjy1184@fnnews.com 김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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