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을 베푸는 사람에게 오히려 협박성 '블랙메일(Black Mail)'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더라도 선뜻 도와주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22일 중국 상하이스트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주시의 한 도로에 쓰러진 노인을 본 시민들이 블랙메일의 우려로 인해 현장을 촬영한 후에 구조한 사건이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길을 달리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그 충격으로 부상을 당하면서 얼굴에 피가 흘러내렸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바닥에 쓰러져 있던 할아버지 곁으로 다가가는 듯 했지만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할아버지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도와주려다 자칫 잘못해 범죄자로 몰려 소송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
이후 시민들 중 누군가가 인증 사진을 찍었고 그제서야 사람들은 할아버지의 피를 닦아주며 구급차가 올 때까지 그를 돌봤다.
다행히 할아버지는 큰 부상 없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장에 있던 시민들도 블랙메일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시민은 "할아버지가 피를 흘리고 있었고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감히 할아버지에게 다가가는 사람은 없었다"며 "그 누구도 블랙메일을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네티즌은 "이번처럼 누군가 길에 쓰러져 다쳐도 현장 사진과 주변의 증인을 확보하고 나서야 도울 수 있다"며 "마음대로 낯선 사람을 도와줄 수 없는 중국의 슬픈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안타깝게도 중국에서는 블랙메일로 인해 이번 사건과 비슷한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지난 2월과 7월에도 사고를 당한 노인들을 한 동안 방치한 시민들의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산 바 있다.
kjy1184@fnnews.com 김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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