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분양가·교통 개선호재로 부각 미분양 사라져
서울 전셋값보다 저렴 신규분양 웃돈도 붙어
서울 전셋값보다 저렴 신규분양 웃돈도 붙어
#.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주부 K씨는 최근 집주인이 전용 84㎡ 아파트 3억5000만원 전세를 반전세로 돌리며 월세 60만원을 요구하자 재계약을 포기하고 매입을 결정했다. 직장이 가깝고 생활이 편리해 마포에 거주하기를 원했지만 매달 월세를 지불하는 것 보다는 수도권 신도시로 나가더라고 내 집을 사기로 마음먹은 것. K씨는 지금의 전세보증금으로 갈만한 곳을 찾다 김포한강신도시에 같은 평형대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서둘러 매물을 알아보는 중이다.
김포한강신도시가 서울에서 전세난을 피해 이주하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매매시장에서는 과거 분양가 이하로 추락했던 실거래가에 웃돈이 붙은지 오래고 올해 분양하는 단지들도 청약성적이 좋은 편이다. 특히 2018년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되면 서울 접근성이 대폭 향상되는 만큼 서울 전셋값에 내 집마련에 나서는 '전세난민'과 함께 은퇴를 앞둔 실수요자, 투자수요자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서 유입 7만여명
김포한강신도시가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 공급과잉으로 분양한 단지마다 빈집이 넘쳐났다. 하지만 지난해 초 김포도시철도사업이 본격화되며 그간 외면하던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같은해 4월 한강신도시~김포공항역을 연결하는 경전철 사업이 첫 삽을 뜨자 역세권 단지 위주로 1000만~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아파트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입지가 불리해 미뤄왔던 신도시 안쪽 지구에서도 신규분양이 잇달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가 새롭게 부각되는 데는 서울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의 '서울 엑소더스'의 영향이 크다.
22일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지역 중 2010년 대비 인구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김포(42.78%)였다. 뒤를 이어 광주(19.64%), 파주(15.66%), 오산(14.27%), 남양주(12.78%) 순으로 높았다. 특히 김포는 전국에서 유입된 12만6803명 중 서울에서 무려 절반이 넘는 6만9968명이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비싼 전셋값에 내몰린 수요층이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접경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경기권의 각종 교통 호재로 서울 접근성이 더욱 향상됨에 따라 앞으로 접경지역으로의 인구유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 전셋값 보다 싼 내 집 마련
김포한강신도시로의 인구유입은 서울의 전세불안이 부른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서울 전세시장은 지나치게 오른 전셋값에다 강남발 재건축 이주수요가 예고되며 전셋집 자체를 구하기가 쉬운 상황이 아니다.
실제 서울 전셋값은 78개월 연속으로 오르며 웬만한 수도권 신도시 집값을 넘어섰다.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3억5763만원으로 경기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인 2억8753만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를 살던 돈이면 경기 지역 아파트를 사고도 남는 셈이다.
특히 한강신도시는 택지지구로 녹지 등이 충분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면서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다. 올해 공급한 단지들의 평균 분양가는 인상폭을 감안하더라도 3.3㎡당 1000만원 내외 선이다. 이는 서울 평균 전셋값인 3.3㎡당 약 1167만원보다 100만원 이상이 낮다.
부동산114가 2016년까지 이주가 예상되는 서울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단계의 재건축·재개발 구역을 확인한 결과 총 113곳 6만1970가구 규모로 나타나 전·월세불안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매매가 상승·분양시장도 활기
이처럼 이주수요가 늘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다보니 김포한강신도시가 속한 김포시의 아파트 매맷값은 덩달아 오르고 있다. 실제 김포는 올해 상반기 수도권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라 전년 대비 7.7%나 상승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김포한강신도시 초입 역세권인 운양동에 위치한 '반도유보라2차' 전용 59㎡는 지난해 초 2억1500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1억1000만원이나 올랐다.
분양 시장도 작년의 회복세를 넘어 활기를 띠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 운양동에서 분양 중인 '한강신도시 2차 KCC스위첸'의 경우 전용 84㎡의 분양가가 3억 원대로 낮아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특히 호리병처럼 생긴 한강신도시 안쪽에 위치해 서울과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한강·양곡지구 역시 올해 들어 신규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8곳 가운데 운양동에 분양한 '한강신도시2차KCC스위첸'을 제외하고 나머지 7곳이 한강·양곡지구에서 공급된다.
■9~10월에만 4개 단지 추가 공급
김포한강에서는 9~10월 중에만 4개 단지가 추가로 선보인다. 아이에스동서는 김포 한강신도시 2개 블록(Ac-18, Ab-20블록)에서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한강신도시 에일린의 뜰'을 동시분양 중이다.
두 단지를 합치면 총 1017가구 규모로 김포 한강신도시 내 '에일린의 뜰' 브랜드타운을 형성할 전망이다. 반도건설은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 구래동 Ac-03블록에서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5차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 2층, 지상 30층, 6개 동 규모로 전용 96~104㎡형 480가구다.
2018년 개통하는 김포도시철도 구래역이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다. 이밖에 현대산업개발도 3블록에서 다음달 1230가구 대단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한편 아파트 뿐 아니라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에서도 김포한강신도시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주 진행한 김포한강신도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118필지 공급에 입찰자만 1만1861명, 신청예약금만 1186억원이 몰렸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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