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EU 등 긴급조사 돌입 유럽 디젤차 비중 높아 다른업체도 조작 가능성
매출 규모 세계 2위인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자동차 배기가스 조작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런던은행간금리(리보·LIBOR) 조작사건에 버금가는 사태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 주말 미국 환경보호청(EPA) 발표로 불거진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사건으로 규제가 더 까다로운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가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고, 독일 정부는 업계 전반에 대한 긴급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EPA와 협력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마켓워치 등 주요 외신들은 21일(현지시간) 폭스바겐 사태가 유럽 자동차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자동차산업계에서 일어난 '나쁜 사건'이라면서 독일에서 폭스바겐을 포함한 자동차업체들이 배기가스 시험 결과를 조작했는지 긴급조사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최대 180억달러(약 21조원)를 넘을 수도 있는 벌금, 경영진에 대한 형사소송, 미국 내 집단소송 가능성 등 막대한 재정손실과 이미지 실추에 직면한 폭스바겐 주가는 폭락했다.
폭스바겐 주가는 장중 낙폭이 23%에 이르렀고, 결국 지난 주말보다 19% 폭락한 수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폭스바겐 시가총액 가운데 141억유로(약 18조원)가 사라졌다. 다임러, BMW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과 PSA 푸조 시트로앵, 르노 등 프랑스 자동차업체 주가도 덩달아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배기가스 조작이 폭스바겐만의 문제는 아닐 것으로 우려하고 있고, 전문가들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업체들에 비해 디젤자동차 비중이 높은 유럽 업체들이 배기가스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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