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재신임 철회 하루만에 탈당 '뒤통수' 맞은 文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2 17:43

수정 2015.09.22 22:06

천정배·박준영 신당에 박주선 탈당까지 이어져
추가 탈당 이어질지 촉각 文, 혁신·화합작업 속도
탈당 '예고편'을 날렸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22일 현역의원으로는 처음으로 탈당을 공식선언했다. 재신임 터널에서 겨우 빠져나왔던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또 다시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고심끝에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의 정치적 재신임 안(案)을 전격 수용, 재신임투표 의사를 거둔 바로 이튿날 현역 1호 탈당이 가시화되면서 문 대표로선 '뒷통수'를 맞은 셈이다. 박 의원의 탈당으로 '천정배 신당', '박준영 신당' 흐름과 궤를 같이하면서 향후 야권의 정치지형도가 급격히 요동칠 전망이다. 박 의원의 탈당에도 불구, 문 대표는 안정적 리더십 확보와 범 야권 결집이라는 비전을 위한 당 화합과 혁신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野, 또 다시 격랑속으로…

탈당이 예고됐긴 했지만 박 의원의 탈당 결행이 현실화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장 '멘붕'에 빠진 모습이다. '어차피 탈당이 예고됐던 만큼 찻잔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스스로의 위안에도 불구, 최근 천정배 신당·박준영 신당 창당 선언과 맞물려 추가 탈당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

재신임 투표 의사 철회로 당 화합과 혁신을 위해 심기일전하려던 문 대표에게도 직격탄이 된 셈이다.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의 정치적 재신임에도 불구, 여전히 주류와 비주류간 뿌리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불안한 동거'를 이어가는 와중에 현역 의원의 첫 탈당은 문 대표 리더십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혔다. 안정적 리더십 확보를 위해 당 화합과 혁신, 소통 강화를 기치로 내걸며 개혁 드라이브를 걸려던 문 대표의 의욕적 행보에도 어느정도 김이 빠지게 됐다.

박 의원은 당초 국정감사의 반환점인 23일께 탈당할 계획이었지만 문 대표의 재신임 정국이 일단락되면서 봉합모드로 전환되려던 시점을 택함으로써 탈당 효과를 극대화시킨 것이라는 관측이다.

23일 혁신안의 인적쇄신안 발표를 앞둔 전날을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되거나 거론될 수 있는 인사들에게 탈당을 유도할 수 있는 '적기'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 야권 정치지형도 요동친다

호남지역의 현역 의원 탈당인 만큼 최근 당 계파 갈등과 맞물리면서 추가 탈당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당 지도부는 당장 추가 탈당은 없을테지만 향후 문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계파간 내홍 격화 여부와 범 야권의 재편 움직임이 맞물릴 경우 추가 탈당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일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을 선언한 천 의원, 신민당 창당선언을 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에 이어 박주선 신당으로 일단 세갈래의 신당 움직임이 형성되게 됐다. 현재로선 이들이 정치적 연대를 모색하기보다는, '각자 도생'하면서 향후 범 야권의 재편 움직임의 추이를 예의주시해가면서 각자 신당의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들 신당 출현의 공통 배경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대체세력 구성' 의도가 있다는 점에서 범 야권 재편과정에서 야권통합의 선제적 지분 확보를 위해서라도 통합 내지는 합당 가능성이 점쳐진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지역은 물론 수도권의 경우 여야간 박빙의 표차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표심이 분산되는' 야권 성향의 잇따른 신당 출현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선 곤혹스런 대목이다.

탈당이라는 일격을 맞은 문 대표로선 혁신과 당 화합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의 탈당으로 어수선한 당 안팎의 분위기를 다잡고 당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가기 위해선 개혁, 혁신, 화합, 소통의 리더십을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이날 자택에서 최고위원단과 만찬을 갖고 재신임 정국 및 박 의원 탈당 이후 당 운영 방안 등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3일 혁신위의 인적쇄신안 수위에 따라 추가 탈당 도미노를 불러올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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