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피의자 아더 존 패터슨 국내 송환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의자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이 재판을 위해 한국으로 송환됐다. 지난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한 지 16년 만이다.
패터슨은 23일 오전 4시 20분께 대한항공 항공편(KE012)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전날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출발한지 13시간여 만이다. 패터슨은 5시 9분께가 되어서야 동행한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입국장에 나타났다. 이곳에서 그는 5분 정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후 공항을 빠져나갔다. 먼저 그는 살인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에드워드 리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난 언제나 그가 죽였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희생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유가족들은 계속해서 고통을 받아야겠지만 내가 여기 있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 패터슨은 "내가 여기에게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이다"고 덧붙였다.
패터슨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무부 국제형사과 이지형(39·사법연수원 33기) 검사에 의해 그가 대한항공 KE012편에 오르는 순간부터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을 빠져 나간 그는 곧바로 서울구치소로 압송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지됐던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도 재개될 예정이다.
한편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동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모씨(당시 22)가 칼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패터슨과 함께 화장실에 있던 한국계 미국인 에드워드 리(36)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그를 살인죄로, 패터슨을 흉기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1998년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후 패터슨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재수사를 받았으나 1999년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에 해외로 도주한 바 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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