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수, 피크닉, 황옥, 한아름, 스위트스킨, 조이스킨….'
중간 정도 크기의 사과(151~250g), 배(401~500g) 이름들이다.
큰 과일보다는 중간 정도 크기이면서 맛도 좋은 과일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제례 문화에선 큰 과일을 써야 조상들께 예의를 갖췄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1인가구도 늘어남에 따라 실생활에선 중간 크기의 과일 소비가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과의 경우 300g이상 큰 크기보다 250g이, 색깔도 진분홍보다는 빨강이 만족도가 높았다.
배의 경우 일상 소비용으로는 500~600g보다는 이보다 작은 500g 정도가 인기를 끌었다. 다만 선물용으로는 500~600g보다 큰 700g 이상이 선호도가 높았다.
사과나 배는 품종과 재배 방법에 따라 과일 크기가 달라 대·중·소 기준을 수치화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품종의 영향이 큰 사과는 극소과(50g 이하), 소과(51~150g), 중과(151~250g), 대과(251~350g), 극대과(350g 이상) 등 5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배는 과일에 심이 있어 너무 작은 열매는 먹을 수 있는 부분이 적어져 극소과(300g 이하), 소과(301~400g), 중과(401~500g), 대과(501~700g), 극대과(701g 이상)로 나뉜다.
소비자들이 '중 과일'을 선호하다보니 정부도 관련 품종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앞서 높은 기온에도 색깔이 잘 드는 '아리수', 테니스공 크기인 빨간색의 '피크닉', 황녹색의 '황옥', 여름 사과 '썸머드림', 탁구공 크기만큼 작은 '루비-에스', 수분수 겸용 장식용 사과 '데코벨' 등 6종의 사과 품종을 개발했다.
이들 품종은 8월 하순부터 9월 중하순에 수확하고, 현재 과수농가가 가장 많이 재배하는 '후지' 품종과 당도가 비슷해 맛도 좋다.
또, 중간 크기의 배는 7품종으로 껍질을 깎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황금배', '한아름', '스위트스킨', 당도가 높은 '조이스킨', 인공 수분이 필요 없는 '스위트코스트', 매력적인 모양과 식미의 '소원'과 '솔미'가 있다.
특히 '황금배'는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며 껍질이 선황색으로 얇고 투명해 잘 익은 열매는 껍질째 먹을 수 있어 울산과 안성에서 늦여름에 수확하는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개발한 중간 크기의 배 품종은 현재 가장 많이 재배하는 '신고' 품종에 비해 당도('신고' 11oBx∼12oBx, 중소과 12oBx∼14oBx)가 높고 아삭해 식미가 우수한 특징이 있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고관달 원장은 "앞서 개발한 이들 사과와 배 품종을 빠른 시일 내에 농가에 보급해 재배 면적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후식용이나 나들이용, 학교 급식용 등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면서 작고 경제적인 과일을 연중 공급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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