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영국, 중국과 경제 협력에 적극 러브콜, '퍼주기 외교' 비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3 15:58

수정 2015.09.23 15:59

미래 무역 구도를 다시 짜려는 영국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에게 사회기반시설(인프라) 등을 과감하게 개방하면서 일각에서는 '퍼주기 외교'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들에 따르면 양국은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7차 중국·영국 전략경제대화를 열고 대규모 경제 협력을 약속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다음날 상하이증권거래소 연설에서 "영국과 중국이 함께 뭉칠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평했다.

■양국 간 증시 연결, 인프라 투자 촉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2일 보도에서 오스본 장관이 21일 마카이 중국 부총리와 협상에서 런던 증권거래소와 상하이 증시 간 교차매매 추진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지난해 11월 중국 홍콩·상하이 증시 교차매매(후강퉁)와 마찬가지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내국인 전용주에 투자할 기회가 넓어진다. 영국 재무부 역시 교차 매매 타당성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며 중국 인민은행이 조만간 런던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국 간 협력은 인프라투자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FT는 21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원전기업인 중국광핵그룹(CGN)과 중국핵공업그룹(CNNC)가 영국 힝클리포인트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기업들은 힝클리포인트 원전 공사비 245억파운드(약 44조7443억원) 중 3분의 2 이상을 낼 계획이다. 영국 가디언지에 의하면 영국 정부는 투자를 받는 조건으로 중국 기업들이 영국 에섹스주 브래드웰에 자체 설계한 원전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스본 장관은 22일 밤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으로 이동해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욱·해상 실크로드)'사업에 영국기업의 참여할 수 있도록 촉구하기로 했다.

■'균형잃은 퍼주기' 비난

FT는 22일 영국 정부의 이러한 행보가 균형을 잃은 처사라고 비난했다. 현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무역관계에서 독일 대신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 2025년까지 중국을 미국에 이은 2대 무역국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영국은 올해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할 때 주요7개국(G7)가운데 가장 먼저 참여의사를 밝혔다. 영국은 홍콩 민주화 시위 및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서도 반중 발언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FT는 원전 투자 문제와 관련해 국가 안보를 거론했다. 신문은 2년 전 영국 의회가 영국 브리티시텔레콤과 화웨이의 협력 사업에 보안 및 투명성 문제를 제기했던 점을 지적하며 원전 사업에도 그만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FT는 동시에 영국이 주요 사업분야를 중국에 개방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대부분의 산업영역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소유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오스본 장관이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영국기업들의 사업 참여를 따내지 못한다면 균형이 맞지 않는 협력이라는 지적이다.

양국 간 증시 교차매매 또한 두 시장의 시차가 크고 거래 청산 시 위안화 단일 결제에 따른 문제 등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다.


FT는 미국이 이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에도 불구하고 환경 문제나 사이버 안보 등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영국이 이를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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