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4분기 가계가 은행 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의 대부분은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기업으로 흘러간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5년 2·4분기 자금순환(잠정)' 중 금융거래표를 보면 올해 2·4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은행에서 빌린 돈은 37조3240억원으로 통계 편재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12조7000억원의 3배 수준이다.
금융거래표는 한국은행이 전(全)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받아 취합한 것으로, 기간별로 돈이 금융기관을 통해 어떻게 들어가고 나갔는지를 볼 수 있는 자료다.
한은에 따르면 2·4분기 가계잉여(자금운용-자금조달)는 24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29조6000억원보다 5조원 줄었다. 가계잉여는 가계가 은행에서 예금 등으로 '운용'하는 자금에서 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액수를 뺀 것으로 사실상의 '가계수지'다. 가계는 2·4분기에만 25조원 가까이의 흑자를 본 셈이다. 다만 흑자폭은 전분기보다 5조원 가량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기업은 자금부족을 겪었다. 올 2·4분기 자금부족 규모는 5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4분기 4조원보다 1조원 늘어난 것이다. 2·4분기 기업은 총 13조7450억원의 자금을 예금 등에 썼지만, 은행에서 18조9810억원의 자금을 빌리면서 5조2360억원의 '적자'를 봤다.
하지만 해당기간 늘어난 설비투자 규모와 기업 영업익 감소세를 감안하면 적자 규모가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한국은행 국민계정에 따르면 기업 설비투자는 1·4분기 32조2000억원에서 2·4분기 35조원으로 약 2조8000억원 증가했다.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 이주영 차장은 "설비투자가 전 분기보다 3조원 가까이 늘고 기업이익도 안 좋아 기업 자금부족 규모가 확대됐어야 하는데 1조원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면서 "부동산 매매에 가계 여윳돈과 대출금이 몰리면서 건설사를 중심으로 기업 자금이 큰 폭으로 부족해지는 것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정부 부문은 세수 확대 등으로 1·4분기 5조5000억원의 자금 부족에서 2·4분기 6조4000억원의 자금잉여로 전환했다.
국외 부문은 경상수지 흑자가 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1분기 27조3000억원에서 2·4분기 32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2·4분기 중 금융법인이 국내 비금융 부문에 공급한 자금은 총 58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조6000억원 증가했다.
6월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1경4465조원으로 3월말과 비교해 2.6% 증가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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