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BW, 입소문 나며 月 15% 수익 "내년 해외펀드 비과세 시행은 투자 기회"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최근 1년 간 14%의 수익을 올려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수익을 높였습니다. 남북 해빙무드 속에 발행된 현대상선의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한 달 새 15%의 수익을 냈어요."
23일 유진투자증권 잠실지점에서 만난 박재전 지점장(프라이빗 뱅커·PB)은 "초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자산가들에게 틈새 투자처를 발굴하고, 투자자산을 다변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공모주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의 경우 전체 투자자산의 30% 이상은 신용등급 BBB+이하 채권과 코넥스 주식 등에 투자한다. 1인당 5000만원의 분리과세뿐만 아니라 공모주 10% 우선배정권 등 매력으로 자산가들이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공모 분리형 BW도 2년 만에 발행이 재개되면서 고수익을 안겨줬다. 현대상선 분리형 BW는 1500억원 모집에 4조5000억원이 몰려 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원래 공모 분리형 BW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나눠 채권과 주식 성격의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이 워크아웃을 앞두고 발행하거나 최대주주의 경영권 편법 승계에 악용되는 등의 문제점이 부각돼 2013년 9월 이후 발행이 전면 금지됐다.
박 지점장은 "현대상선 BW는 이산가족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소식 등 대북해빙 분위기 속에 나와 시기적으로도 좋았다"며 "1인당 5000만원~1억원을 넣어 우리지점에서만 청약금 140억원이나 몰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금리 속에 분리형 BW의 성과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 및 중국 불안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는 등 투자환경이 녹록치 않다. 박 지점장은 이 같은 불안요소를 이겨낼 투자포인트로 공모주, 메자닌시장, 스팩시장 등을 추천했다.
그는 법인자금을 포함해 500억~6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0억원이 공모주, 메자닌, 스팩 등에 들어가 있다. 이들 상품의 투자비중은 과거 5~10% 수준에서 최근 20% 수준으로 늘어났다.
최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액자산가들이 직접투자보다 펀드 등 간접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박 지점장은 그동안 해외투자 추천이 적었지만 향후 해외펀드가 금융투자의 화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7월 유진투자증권과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아이자와증권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투자행태의 변화를 실감했다. 초저금리, 고령화 등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우리 투자자들이 일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자와증권의 경우 해외주식과 일본주식에 5대 5로 투자한다. 박 지점장은 "우리나라도 저금리, 경기 불황, 기업실적 부진이 이어진다면 해외로 눈돌려야 할 것"이라며 "내년께 해외펀드 비과세가 시행되는 것은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보낸 장년층의 달러자산 투자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박 지점장은 "달러를 송금하는 유학생 부모들에는 강달러를 헤지할 상품을 권한다"며 "달러선물이나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미리 사놓으면 나중에 환차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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