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인 독일 폭스바겐 그룹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이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개 기업 스캔들이 통화가치에 영향을 주는 일은 거의 없지만 지금 그런 예외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소시에테 제네럴(SG) 글로벌 전략가 키트 주커스는 분석노트에서 "일개 기업이 글로벌 시장 변동을 이끈다는 건 이례적인 사건이기는 하지만 지금 폭스바겐에서 바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폭스바겐 사태가 경제 낙관이나 비관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유로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는 지난주말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시험을 조작했다는 점을 적발한 뒤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유로는 미국 달러, 일본 엔에 대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달러에 대해 1.3%, 엔에 대해서는 1.2% 하락한 상태다.
주커스는 "유로는 달러, 엔 대비 20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졌고, 전망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개 기업발 악재가 통화에 충격을 줄까 의구심이 들 수 있지만 관련 소식이 흘러나올 때마다 모멘텀이 자가발전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무엇보다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이 폭스바겐만이 아닌 다른 독일, 유럽 업체들로 확대될지 여부가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제와 유로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K 자산운용의 외환전략 담당 전무 보리스 슐로스버그는 "이미지 훼손이 폭스바겐의 전세계 매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독일과 유로존 경제에 충격을 주면서 매우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QE)를 촉발하고, 이에따라 유로 가치를 더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럽 의회에 출석해 필요할 경우 내년 9월까지로 예정돼 있는 현재 월 6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거나 자산구성을 변경할 수도 있고, 기간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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