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차선 무단 점유 출근시간 교통정체 등
주변 상인들까지 피해 과태료 등 단속도 한계
주변 상인들까지 피해 과태료 등 단속도 한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사태가 종식되고 중국인 관광객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관련 업계가 그동안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주차 및 편의시설을 충분하지 못해 고스란히 피해를 입어야 하는 주민과 상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하루 80대를 웃도는 대형 관광버스가 몰리면서 외국인 대상 면세점 인근 주민, 상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면세점에서 수용할 수 있는 관광버스 대수를 훌쩍 넘기면서 무단주차 뿐 아니라 인근 교통체증, 쓰레기 투기 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할 구청과 업체 등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마포구청역 5번 출구에서 망원사거리 방향으로 1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다원'은 지난 6월 8일 개장한 중국인 대상 사후면세점이다. 이 면세점은 마포구로부터 관광진흥기념품판매업종으로 지난 5월 31일 허가받았다.
■왕복 6차선→ 왕복 4차선…왜?
면세점의 부지면적은 2500㎡로, 망원동 인근 다른 면세점에 비해 규모가 크다.
메르스 사태로 개장 초기에는 관광객이 많지 않았으나 이달 들어서는 오전에만 관광버스가 60대 이상씩 들어온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문제는 면세점이 수용할 수 있는 규모 이상의 관광버스가 몰린다는 점이다. 관광버스 대부분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집중되지만 주차장은 16면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버스가 도로변에 무단주차를 하는 것이다.
무단주차 장소는 주로 마포구청역과 망원역을 잇는 월드컵로 도로변이다. 오전 9시 무렵부터 왕복 6차선인 월드컵로는 왕복 4차선으로 바뀐다. 대형 관광버스의 무단주차는 마포구청역부터 망원동 사거리까지 500여m에 이른다. 이로 인해 월드컵로를 이용해 출근하는 시민들 불편이 크다.
직장인 박모씨(39)는 "중국인 관광객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소식은 반갑지만 도로가 너무 막혀 화가 난다"며 "월드컵경기장부터 3개 차선으로 오다가 (무단 주차한) 버스 때문에 2개 차선으로 바뀌는 상황"이라며 "월드컵경기장 앞부터 망원2동까지 30분은 걸리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인근 상인 등 역시 마찬가지다.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차모씨(42)는 "버스를 병원 앞에 대놓으니까 (버스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가게 앞을 막고 강아지를 보면 문을 열고 들어와 만지는 등 불편이 크다"고 전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47.여)도 "버스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멋대로 테라스 자리에 앉는 것은 물론이고 담배를 피우거나 외부 음식물을 가져와 먹은 뒤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고 호소했다.
상인 박모씨(46) 역시 "버스가 가게를 완전히 가려 테이크아웃 손님들이 앞에 차를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버스 앞에서 대기하는) 관광객들이 가게 앞에 장사진을 치는 통에 통행에 방해가 되는 등 문제가 이만저만 아니다"고 걱정했다.
그는 "영업에 방해 돼 면세점 측에 이야기도 해보고 다산 콜센터에 사정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구청·주민 등 "답답한 노릇"
관할 구청은 주민과 상인들의 이 같은 민원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유수지 등으로 이동을 권하고는 있지만 (여행사들이) 말을 안 듣는다"며 "예산문제로 대형 주차장 건설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할 수 없어 단속만 한다"고 답답해 했다. 불법주차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이를 무시한채 무단주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원 관계자는 "(내부 주차장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차량은 월드컵경기장 버스 정류장으로 우선 보내고 있다"며 "쇼핑을 마친 손님을 태우러 오는 관광버스가 주차장이 혼잡해 도로변에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가 도로변에 서 있는 시간은 5~10분 정도"라고 말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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