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업에 실패하고 생활고를 겪던 B씨는 2013년 연 임대료 1200만원으로 올라온 서울의 한 주민센터 내 커피숍 임대 공고를 보고 입찰에 도전했다. 한 번 낙찰 받으면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최대 3년간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위치로는 지하철 역세권 이동인구보다는 지역 주민을 주고객으로 접근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연 임대료 1250만원에 낙찰받은 B씨는 주민센터 및 동일 건물 내 스포츠센터 이용객을 고정고객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목돈이 없어도 부동산을 임대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 있다. 공공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 시스템인 온비드의 임대물건이 바로 그것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비드에는 부동산 뿐 아니라 전국의 학교, 지방자치단체의 매점이나 주차장, 커피숍과 같은 판매 및 영업시설·근린생활시설 운영권이 공매된다.
무엇보다 온비드 임대 물건의 가장 큰 매력은 초기 투자비용이 작다는 점이다. 온비드에서 거래되는 임대 물건은 공매를 통해 입찰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권리금과 보증금이 없다. 임대료는 낙찰 금액으로 정해진다.
공공기관과 임대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계약기간 동안 퇴거 위험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연장기간을 포함해 계약기간이 최종 종료되면 다시 입찰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생애 '첫 창업자'가 본격적인 창업에 앞서 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실전 체험의 장으로 활용하기 적합하다는 평가다.
'매점'도 온비드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부분 학교나 도서관 내에 위치해 있어 고정 고객이 확보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점은 지난해 281건 중 227건이 주인을 만났다. 낙찰률은 81%로 일반 부동산의 낙찰률이 60% 내외인 것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청년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푸드트럭 운영권도 종종 등장하고 있다. 사용수익허가를 낙찰 받으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원이나 체육시설 부지에 푸드트럭을 설치하고 음식물을 판매할 수 있다.
푸드트럭 운영권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재산가액(공시지가)의 5% 이상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최저입찰가가 수 만원에서 수 십만원으로 낮은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거나 입지가 좋으면 최종 낙찰가가 수십 배까지 오르기 때문에 상권 분석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지난 5월 경상남도 양산시에서 운영하는 워터파크 내 푸드트럭 2곳은 최초 입찰가 20만원에 나왔지만 향후 수익에 대한 기대가 높아 각각 500만원, 2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공룡세계엑스포 개최 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경남 고성의 당항포 관광지 내 푸드트럭 운영권 또한 지난 8월 연 사용료 6억원에 낙찰됐다. 이 밖에도 여객터미널이나 공항의 식당가, 구두수선실 등 부대시설을 비롯해 다양한 임대 물건이 온비드를 통해 입찰 진행된다.
캠코 관계자는 "온비드 임대 물건은 공공기관 등에서 개별적으로 공고를 게시하기 때문에 원하는 물건을 찾기 위해선 주기적으로 온비드를 방문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온비드의 맞춤서비스를 이용해 특정 조건을 등록해두면 조건에 맞는 물건을 안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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