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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정치권 '청년실업 민심' 들었는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9 16:26

수정 2015.09.29 16:26

금융위기 때보다 나빠져 머리 맞대고 해법 내놓길
올해 추석은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 연휴도 대체휴일을 포함해 나흘이나 됐다. 날씨도 쾌청했다. 슈퍼문도 볼 수 있었다. 어느 해보다 많은 사람들이 연휴를 즐겼다.
고향을 찾은 사람도 많았고, 해외로 나간 이도 적지 않았다. 전국 곳곳의 관광지에도 사람이 많이 몰렸다. 지난 27일 하루 전국 고속도로는 추석 연휴 기간 최대치인 527만대의 차량이 이동했다. 그러나 그늘진 구석도 있다. 바로 청년실업이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에 답답하다. 정부와 기업도 그 나름대로 손을 쓰고 있지만, 기대치엔 턱없이 부족하다. 산업연구원(KIET) 보고서도 이를 말해준다. 산업경제연구실 김주영 연구위원은 29일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2009년에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고용률을 기록한 뒤 조금씩 회복하면서 비정규직 비율도 하락했지만 20대 청년층 고용사정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악화됐다"고 밝혔다. 20대 청년층의 취업과 창업 상황이 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악화됐다는 얘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고용률은 2009년 58.2%에서 2014년 57.4%로 0.8%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고용률을 100으로 놓았을 때 2014년의 경우 다른 연령층은 모두 100을 넘었지만 20대만 98.6에 머물렀다. 20대 정규직 근로자 수도 2009년 239만명에서 2015년 230만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반면 다른 모든 연령층에서는 2009년보다 증가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 역시 20대는 2009년 30.6%에서 올해 30.9%로 증가했다. 다른 연령층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줄어들었다.

이 같은 청년고용률을 반영하듯 추석 차례상에서도 아들딸의 취업이 화두로 떠올랐다. 청년실업이 결혼을 뒤로 밀어낸 느낌이다. 그만큼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취직했느냐"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차례를 지내러 가지 않은 젊은이도 적지 않다고 한다.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대신 도서관이나 원룸에서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게 다반사다. 심지어 연휴 기간 부산에서는 30대 초반의 청년이 "취업은 안하고 PC 게임만 하느냐"는 말을 듣고 아버지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일도 일어났다.

청년실업은 이제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풀 수 있다. 여야 정치권도 현장에서 목소리를 들었을 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조만간 청년실업과 주거빈곤 등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년희망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청년희망 종합종합대책에는 5년간 청년 일자리 100만개 창출, 공동으로 사용하는 생활공간을 갖춘 '셰어하우스'형 공공임대주택 5만개 공급, 학자금 대출이자 0% 등 3대 정책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새정치연합의 청년일자리 정책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선언적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도 벌써부터 나온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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