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전기 먹는 하마 IDC' 에너지 다이어트 돌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9 16:47

수정 2015.09.30 09:06

네이버·구글·페이스북 바닷물·찬 공기 활용해 소비 전력량 감축 나서
네이버가 지난 2012년 강원도에 세운 데이터센터 '각'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친환경 인증제도 'LEED'에서 세계 최초로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각의 내부 모습.
네이버가 지난 2012년 강원도에 세운 데이터센터 '각'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친환경 인증제도 'LEED'에서 세계 최초로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각의 내부 모습.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에너지 다이어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명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IDC)에 풍력과 태양광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는 한편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활용해 서버를 식혀주는 핵심 냉각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이에 발맞춰 정부도 데이터센터 산업 육성책을 마련하는 등 관련 IT기업 지원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IT기업,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전

2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그린피스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량은 한해 평균 7000억 kWh에 육박한다. 이는 연간 국내 전체 전력 소비량의 1.5배 수준이다.

전 세계인들이 e메일과 클라우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고 받는 각종 메시지와 자료, 사진, 동영상 등을 보관.처리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이 때 엄청난 양의 열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IT산업 관련 탄소 배출량도 전 세계 배출량의 2%를 차지할 만큼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국내외 IT기업들도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고 있다.

구글은 차가운 바닷물을 이용해 핀란드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관리하는 한편 대용량 풍력 발전과 지붕 태양광 발전 등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1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북극 지방의 찬 공기를 활용하는 등 각종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에너지 효율은 38% 향상했으며, 구축 및 운영 비용은 24% 가량 줄였다. 특히 페이스북은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 기술과 경험을 전 세계 엔지니어들과 공유하는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OCP)'도 진행 중이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시스코, 인텔 등 주요 IT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네이버가 가장 선도적이다. 네이버가 지난 2012년 강원도에 세운 데이터센터 '각'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친환경 인증제도 'LEED'에서 세계 최초로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또 최근에는 '각'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겠다는 목표치도 공식화 했다.

네이버는 "전력 대신 차가운 외부 공기를 활용해 서버를 식히고 있다"며 "기존 대비 소비 전력량이 약 26% 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IoT 대비 데이터센터 육성방안 마련

미래부는 최근 통과된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로 데이터센터 육성방안을 마련 중이다.

개정안에는 '정부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안정적.효율적 운영을 위해 민간 데이터센터의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데이터센터 육성책을 준비 중"이라며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전기료 감면 등은 쉽지 않겠지만 일부 규제 부분에 대해서는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외국계 IT 기업들이 국내에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도록 유치하는데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데이터센터 관련 명확한 규정들이 미비한 가운데 특별한 지원책도 없다 보니, 대부분의 IT 기업들이 서버를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다"며 "유지보수 전문 인력 등의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사물인터넷 시대에 맞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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