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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제주 신공항, 중국항공사만 득본다니

中은 자유취항, 韓은 허가제.. 항공자유화 재협상 나서야
제주도 서귀포시에 제2 제주공항이 건설되면 제주~중국 항공노선을 중국 항공사들이 몽땅 차지하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는 2025년 제주 신공항이 개장되면 제주 하늘길은 두 배 이상 넓어지지만 제주~중국 노선의 경우 국내 항공사에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중국 항공사는 이 노선에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는 반면 국내 항공사는 중국의 운항허가를 받아야 하는 불평등한 운수권 제도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얘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제주신공항 건설을 앞두고 제주도의 '일방향 항공자유화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방향 항공자유화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제주지역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 외국 항공사가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한 조치를 말한다. 중국 항공사들은 제주를 방문하는 자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자 제주~중국 간 직항편을 대거 신설했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숫자는 1998년 1만5000명에서 지난해 285만명으로 190배나 늘었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과 쌍방향 항공자유화협정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항공사가 제주~중국 노선에 취항하려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중국은 제주를 기점으로 한 노선 개설을 좀처럼 허가하지 않고 있다.

이런 탓에 지난해 기준 전체 한·중 항공노선에서 한국과 중국 항공사의 점유율은 5대 5의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제주~중국 노선에서 중국 항공사의 점유율은 운항편수에서 79%, 이용객수에서 76%에 이르고 있다. 2013년에는 중국 항공사의 점유율이 각각 56%, 51%였다. 국내 항공사의 이 노선 운항횟수는 2013년 3743편에서 지난해 2691편으로 29%나 줄었다. 국내 7개 항공사 중 이 노선을 운항하는 곳은 3개뿐이다.

신공항이 개항되면 중국 항공사의 제주~중국 노선 독식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4조1000억원의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공항을 건설했더니 그 과실은 중국 업체들이 누리는 기현상이 벌어질 판이다. 이 때문에 전경련은 제주~중국 노선을 쌍방향 항공자유화 노선으로 지정해 양국 항공사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신공항으로 인해 심화될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한·중 항공회담을 열어 중국 측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중 간에는 한국~산둥성, 한국~하이난다오 노선이 항공자유화 노선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문제는 신공항이 완공되기 전에 확실히 매듭을 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