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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테마주 광풍 또 불어닥치나

[기자수첩] 정치테마주 광풍 또 불어닥치나

"최근 정치활동이 없어 경영 조언 목적으로 선임한 임원을 두고 자꾸 시장에선 OOO테마주로 엮어 아주 부담스럽습니다. 본업에 전념하고자 합의하에 해당 임원이 사임한 만큼 더 이상 근거 없는 정치테마주로 묶이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2016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분주하다. 양당은 저마다 총선 필승을 다짐하며 본격적인 '선거 모드'로 속속 나서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도 대형 정치 이벤트가 다가올수록 더욱 힘을 받는 업체들이 있다. 바로 유력 정치인과 인맥.학연.지연으로 얽히고설킨 정치테마주다.

최근 국내 증시는 반기문 테마주 광풍에 휩싸였다. 이번 주 들어서만 한국거래소가 주가 급변과 관련해 조회공시를 요구한 기업 5곳 중 4곳이 '반기문 테마주'였다.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평양 방문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관련기업이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헛웃음'만 나온다.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재직했던 것으로 알려진 보성파워텍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한창은 대표이사가 현재 유엔환경기구 상임위원을 맡고 있고, 신성이엔지는 회사 임원이 반 총장의 모교인 충주고 직속 후배라는 이유다.

또 씨씨에스와 윈하이텍은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 공장이 있다는 이유, 휘닉스소재는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이 반 총장의 대학 동문이기 때문이다.

정치 테마주는 필패다. 최대주주는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보유지분을 매도하고 떨어진 주가는 고스란히 개미(개인투자자)들 몫으로 남는다. 단기차익을 노리고 '나는 괜찮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은 세력이 기획하는 투기판 '말'로 전락할 뿐이다.

실체 없이 기대감만으로 과열된 주가는 그만큼 쉽게 사그라든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2년 6월부터 대선 이후 1년이 지난 2013년 12월까지 총 18개월 동안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147개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주가는 최고가 대비 평균 48% 하락했다. 이 중 33%에 해당하는 49개 종목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적발됐다. 이길 수 없는 판에 뛰어든 꼴이다.

그야말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서로 돌리기 바쁜 형국이다.


금융당국이 손쓰는 데도 한계가 있다. 결국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정치 테마주 투자는 개인의 몫으로만 남는다. 내년 테마주 광풍이 우려되는 것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