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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최초의 문민정부 대통령.. 불세출의 영웅"

이명박 前대통령·김무성 대표 등 빈소 찾아
상도동 이웃 주민들 조기 게양 '애도의 물결'
줄 잇는 조문 행렬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가 22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줄 잇는 조문 행렬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가 22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가 설치된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새벽부터 고인을 기리기 위한 각계 인사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전·현직 정치인과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부처 관계자, 일반 시민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고귀한 뜻을 기렸다. 또 김 전 대통령이 거주했던 서울 상도동 자택 인근에는 조기가 내걸리고 서거 소식을 접한 이웃 주민들은 '민주화의 큰 별이 졌다'며 안타까워했다.

■"큰 지도자"…최형우는 '오열'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 빈소는 새벽부터 이어진 조문행렬로 북적였다. 황 총리는 "국가장과 관련해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최대한 유가족의 뜻을 받들어서 잘 진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도동계 1세대'로 불리는 최형우 전 내무장관은 검은 상복 차림으로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오열하며 고인을 잃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오전과 오후 2차례 빈소를 찾은 김무성 대표는 "그는 최초의 문민정부를 여신 대통령이었고 대통령 재임 중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위대한 개혁 업적을 만드신 불세출의 영웅"이라고 회고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박희태 전 국회의장,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전 상임고문 등도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 전 대통령은 심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안타깝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 땅에 민주화의 역사를 만드신 아주 큰 별"이라며 "대통령이 되신 이후에도 문민정치를 펼치시면서 금융실명제 등 수많은 업적을 남기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에 큰 지도자셨다"며 "서울시는 23일부터 서울광장에서 일반 시민들도 추모할 수 있는 추모시설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도동계 인사들도 새벽부터 빈소를 찾았다. 이들은 "우리 모두 상주"라며 김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와 함께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상도동에는 조기…이웃 "긍지였는데"

김 전 대통령이 거주했던 상도동 자택 인근에는 조기를 내건 주택들이 눈에 띄었다. 또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 일가는 1969년부터 상도동 주택에서 지냈다. 김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정치인들을 '상도동계'라고 부를 만큼 한국 정치와 민주화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인식됐다.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장모씨(58)는 "상도동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동네에 전 대통령이 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며 "신문만 봐도 김 전 대통령과 상도동이 늘 같이 나왔는데 이제 그럴 일이 없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서거 소식을 듣고 일부러 이곳을 찾은 사람도 있었다. 10여년 전 상도동에 살았다는 유모씨(47)는 "이곳에 살 때 김 전 대통령을 먼발치서 뵌 적이 있다"며 "그때는 건강하신 모습이었는데 이렇게 돌아가셨다니 세월이 무상하다"고 말했다. 상인 김모씨(44)는 "근처에 살면서도 자택을 찾을 생각을 못했는데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와봤다"며 "대학생 시절 연설을 들은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돌아가셨다는 말씀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이 조깅을 즐긴 곳으로 알려진 노량진근린공원에서도 김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대화가 오갔다.

주민 이모씨(71.여)는 "(김 전 대통령이) 건강할 때는 여기서 운동도 했다고 들었다"며 "한 시대를 함께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착잡하다"고 털어놨다. 김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다는 이씨는 "민주주의가 이렇게 자리를 잡고 젊은 세대가 자유를 누리는 데는 이런 분들의 수고가 있지 않았겠느나"며 "현재 어수선한 정국에 김 전 대통령 같은 인물이 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웃 주민 강모씨(70)는 "평생 지지했다. 빈소도 가려 한다. 민주화운동 등 모진 투쟁을 하며 살아온 분"이라고, 안모씨(35)는 "시대의 중심에 자리했던 인물이 그 중심에서 벗어나 부고를 접하니 세월이 주는 무게가 느껴진다"며 "정치인으로서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내 대한민국 현대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박나원 김규태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