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70개 넘는 IT 스타트업에 투자 카카오 '미래 동력'으로 키웠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29 18:23

수정 2015.11.29 18:23

"100명의 능력있는 벤처 지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프로젝트 달성 임박
벤처 생태계 선순환 주도.. '김기사'·SNS '패스' 등 시너지 가능한 업체 인수 서비스경쟁력 강화 도와
12월 3호 펀드 조성..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 400억규모로 자금 확보중
카카오가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투자로 각종 성공사례를 만드는 가운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앞서 지난 2012년 11월20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플랫폼에서 파트너가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가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투자로 각종 성공사례를 만드는 가운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앞서 지난 2012년 11월20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플랫폼에서 파트너가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100명의 능력 있는 벤처기업인이 탄생할 수 있도록 자금과 노하우를 지원하겠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2007년 8월 NHN(현 네이버) 대표 사퇴발표 당시.

국내 대표 벤처사업가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투자가로 각종 성공사례를 쓰고 있는 김범수 의장(사진)의 '100인 CEO 성장 프로젝트' 달성이 임박했다. '카카오-케이벤처그룹-케이큐브벤처스'의 삼각체제를 통해 70개가 넘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육성하면서다. 특히 이들 스타트업은 카카오의 미래 사업 모델과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즉 국내 벤처 생태계 선순환과 카카오의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케이큐브벤처스, 3호 펀드 모집 중…400억 육박

29일 인터넷.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김 의장이 임지훈 카카오 대표와 2012년 4월에 세운 케이큐브벤처스는 현재 새로운 펀드를 모집 중이다.

지난 3월 카카오의 자회사로 편입된 케이큐브벤처스는 △케이큐브 1호 펀드 115억원 △카카오청년창업펀드 300억원을 조성한 데 이어 다음달 중 3호 펀드 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미 모태펀드와 국책은행 등에서 9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총 4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현재까지 총 57개 스타트업에 약 330억원을 투자했으며, 카카오가 직접 인수한 '키즈노트(어린이집 스마트알림장)'를 비롯해 총 4건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또 일부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보유 지분을 부분 매각하는 형태로 투자회수(exit.엑시트)를 지원 중이다.

이때 김 의장은 직접 스타트업 심사를 하기 보다는 지원 대상으로 합류한 패밀리 업체를 대상으로 멘토링을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에 비공개로 열리는 케이큐브벤처스 패밀리데이에 비정기적으로 참석해 후배격인 스타트업 대표들을 격려하는 형태다.

■'김범수 사단' 카카오와 모바일 생태계 주도 나서

김 의장은 지난 5월 카카오가 626억원을 들여 인수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국민내비 김기사(록앤올)'와, 1000억원 규모의 투자전문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이 최근 인수한 사물인터넷(IoT) 분야 '탱그램디자인연구소' 등처럼 당장 카카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또 지난 5월에 인수한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를 발판으로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제2의 카카오톡 신화'를 모색하며 해외 진출에도 시동을 건 상태다.

즉 김 의장이 지원한 스타트업과 카카오가 연합군을 구축해 모바일 생태계를 주도하는 전략이다. 이른바 '김범수 사단'으로 불리며, 여기에는 김 의장 특유의 '가족주의' 정서가 담겨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

한 모바일 서비스업체 관계자는 "김 의장은 '내 사람'에 대한 의리가 있는 인물"이라며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투자도 받고 패밀리 모임의 맏형격인 정욱 넵튠 대표도 NHN 한게임 대표 출신"이라고 말했다.

■국내 벤처 생태계 선순환 & 미래 성장동력 확보

김 의장이 '한국형 착한 마피아'로 나선 배경은 2007년 NHN 미국법인 대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는 '닷컴버블 붕괴' 이후 모바일 콘텐츠와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했고, 활발한 M&A를 통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이를 직접 목격한 김 의장은 한국에서도 실리콘밸리형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혁신적인 창업가들이 똘똘 뭉치면 '소셜 임팩트'를 발휘할 수 있다는 이론을 기반으로 카카오 내 관련 '소셜 임팩트팀'도 신설했다. 김 의장이 지난해 11월 열린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소셜 임팩트'는 기업이 투자를 통해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함께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즉 카카오의 스타트업 육성은 벤처 생태계 선순환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이루는 동시에 카카오 플랫폼 안에 들어올 서비스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캡슐 커피머신으로 큰 성공을 거둔 네슬레는 캡슐에 들어갈 원두의 품질을 높이고자 재배농가에 약 10년 동안 2500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네슬레는 고품질의 원두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고 원두 재배농가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큰 수익을 얻었다.

김 의장의 '100인 CEO 성장 프로젝트'는 향후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업체와 핀테크 분야로 확산될 전망이다.
케이큐브벤처스의 3호 펀드 조성이 마무리되는 즉시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