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E 코리아 (8)강소기업 늘려라]

'9988' 중심 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국경제 저성장 극복

기업의 99% 고용의 88% ..중소기업 중요성 더 부각
기술개발·해외진출 지원, 정부 적극적으로 나서야
보호 관점 中企인식 탈피..경쟁력 높이는 방향으로

#. 월드클래스300 기업인 유양디앤유는 중국 기업의 저가제품 범람에 위기를 맞았다. 레드오션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장에서 승산이 없어 보였다. 고민 끝에 '스포츠용 고출력 특수 LED 조명솔루션'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초 북미 최대 조명그룹인 오스람 실바니아와 스포츠 LED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출확대도 기대된다. 김상옥 유양디앤유 대표는 "월드챔프 사업을 통해 북미시장 공략 시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캐나다 진출을 결정, 2011년 캐나다 랭리시의 가로등을 LED로 교체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했다"며 "그후 제품성능을 인정한 랭리시는 2013년 야구장 조명교체사업에 본사를 선정, 지속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이 2015년 오스람과의 계약체결에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자료:통계청·중소기업중앙회


국내외 다중 악재 속에서도 한국의 강소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한국 경제의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강소기업은 비교우위의 기술력이나 틈새시장 공략 등의 '마이웨이'식 생존전략으로 한국 경제의 희망으로 여겨지고 있다.

새해에도 한국 경제 재도약의 열쇠는 '9988'(전체 기업의 99%, 고용의 88%)로 대변되는 중소기업이 쥐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중소기업중앙회 '2015 중소기업위상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341만6000개로 전체 기업의 99.9%를 구성하고 있다. 중소기업 종사자는 1342만2000명으로 전체 고용의 87.5%를 차지하고 있다.

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간(2008~2013년) 중소기업 고용 증가인원은 195만4000명으로 전체 고용증가의 85.9%를 기여하고 있다.

■해외 시장서 도약 기회 잡은 강소기업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무대에 당당히 도전해 재도약의 기회를 잡은 강소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 하나가 한라IMS다. 이 기업은 지난 1989년 설립된 조선기자재 전문 업체다.

최근 선박 레벨 측정용 분야에서 '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했다. '2015 KICOX(한국산업단지공단) 글로벌선도기업'으로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다.

선박용 레벨모니터링시스템 분야 세계 2위 업체인 한라IMS는 창의적인 기술개발과 품질 고급화에 힘쓰며 2014년 42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현재 유럽,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19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영상반도체 전문기업 넥스트칩은 전체 매출의 약 85%를 수출에서 얻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중국, 대만, 일본 등 영상보안기기를 생산하는 국가다.

넥스트칩은 회사 설립 이듬해인 지난 1998년부터 영업이익을 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3년 창사 이래 첫 적자가 발생했고, 2014년까지 손실을 이어갔다. 일반화질(SD)급 영상보안기기 영상처리칩 시장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

넥스트칩은 이 같은 2년간의 적자를 끝내고 작년 2·4분기(156억원), 3·4분기(173억원) 연속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고, 3·4분기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계속되는 적자에도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으로 두고 열의를 잃지 않았기 때문. 적자가 이어지던 지난해 넥스트칩은 '아날로그HD'(AHD) 기술을 적용해 영상보안장치 화질을 개선하고 원가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는 고화질(HD)급 반도체 제품군을 출시했고, 대박을 터뜨렸다. 매출은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회사는 빠르게 평균 매출액을 회복해갔다. 최근 넥스트칩은 자동차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전문회사 명화공업은 1957년 설립 이후 2002년 중국 무석법인, 2007년 인도법인, 2010년 중국 베이징법인 등 해외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2013년 월드클래스300 기업에 선정되며 기술력과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4년에는 국내 기업 최초 독자 기술로 '전동식 워터펌프'를 개발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IR52장영실상을 수상, 579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적극적인 시장 확장으로 2015년 3억4211만달러 수출 성과를 올리며 제52회 무역의 날에 3억불탑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세계 최초로 모바일 지문인식 솔루션을 개발한 크루셜텍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 기업은 지난 2011년부터 4년간 월드클래스300 기술개발지원(31억원)을 통해 국내 출원 50건과 해외특허 20건을 출원해 세계시장에서의 기술격차를 더욱 크게 했다.

또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를 상대로 스마트폰 모델 지문인식 모듈의 세계시장을 선도할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구조 패러다임 변화해야

무엇보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철강, 조선 등 국내 대표 굴뚝산업의 위기로 인해 돌파구로서의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더욱 그 가치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한국 경제의 뿌리인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전개하면서 보조를 맞추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5대 과제'다.

이 과제는 △수요역량별 맞춤형 지원을 통한 '중소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중소기업의 다양한 수출 품목 및 해외진출 방식별 맞춤형 지원 △체계적인 수출금융 지원 시스템 및 중소기업 지원실태 점검 체계 구축 △자유무역협정(FTA) 및 환 변동 대응역량 확대 등 '대외 환경변화 대응능력 제고' △원스톱 수출지원 및 협업체계 구축 등 '수출지원 인프라 확충' 등이 주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선 저성장 지속, 융복합 시대 도래 등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정부 지원책의 변화와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경제적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의 생태계도 재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시장친화적 기업환경,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협동모델 구축, 공정 경쟁 환경 조성으로 자생력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연구원 이진화 연구위원은 "21세기 신경제는 다차원 융합의 시대"라면서 "융합 신경제는 전통경제와 달리 창조성 등 새로운 경쟁력을 요구하는 경제"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존의 대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관점의 중소기업 정책에서 벗어나 융합시대의 경쟁력 요소인 창의성, 민첩성, 네트워크성 등이 중소기업에서 강하게 나타나도록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관점으로 정부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제조업 위주의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 하에서는 창조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면서 "중소기업 중심 경제구조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필수적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 구조로의 변화를 위해선 중소기업 중심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대통령 직속 기구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