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일 이후 5조7946억원 순매도
국내증시 반등 열쇠는 수출 비중 큰 中에 있어
지급준비율 인하 등 경기부양책 적극 나서야
외국인이 코스피200 지수선물 시장에서 1조원에 가까운 물량을 내놓는 등 사실상 33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았던 코스피 시장에 '수급' 문제가 발생하면서 180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현실로 드러난데다 국제유가도 30달러 선을 완전히 내줬다. 반등을 위해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외국인, 사실상 33일 연속 매도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2일 이후 5조7946억원어치 주식을 시장에 내놓았다.
매도세가 하루 더 이어지면 사실상 유가증권시장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을 다시 쓰는것이나 마찬가지다. 외국인의 역대 최장 연속 순매도 기간은 지난 2008년 6∼7월의 33일간이었다.
특히 코스피200 지수선물만 8161계약(927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다. 미결제약정도 12만3521계약까지 늘어났다. 옵션 만기일이었던 지난 14일까지 선물시장의 매도 물량이 배당투자에 따른 '부메랑'이었다면 최근 선물 시장에 쏟아지는 물량은 '신규 매도물량'이라는 분석이다. 선물 투자자들이 당분간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유안타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신규 매도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기존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가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선물 매도를 통해 헤지(위험관리)에 나서거나 투기적인 선물 매도를 하는 경우"라며 "두가지 관점을 다 고려한다고 해도 선물 투자자들이 지수가 횡보하거나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반등의 키는 중국
반등의 키는 중국이 가지고 있다. 중국이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세우지 않는다면 지난 8월 장중 저점이었던 180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4조원대로 줄어든 상황에서 외부의 작은 충격만 가해져도 크게 휘청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시장도 주가연계증권(ELS)의 녹인(손실발생구간 진입)이 현실화되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 시장 거래량 감소로 작은 변화에도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물 매도로 인한 충격이 당분간 심해질 것"이라며 "HSCEI가 녹인 배리어에 근접하면서 ELS가 엮인 코스피 200 선물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불안과 외국인의 이탈이 반복되는 '수급 꼬임' 현상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결국 불안의 근원 중 하나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의 경기 둔화는 국내 상장사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어서다.
KR선물 서상영 이사는 "시장 참여자들이 위축된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진 것이 전날 중국 상승의 요인이었다"면서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경기부양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코스피는 지난 저점인 1800선까지 열려 있다"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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