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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총 1위 구글의 비결은.. 작고 유연한 조직 문화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23 16:41

수정 2016.03.23 16:41

【샌프란시스코(미국)=김미희 기자】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맞아요, 그리고(Yes, and)’ 등을 외쳐보세요. 상대방 의견에 대해 트집을 잡거나 ‘네, 그렇지만(Yes, but)’이라며 제동을 걸지 마세요.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긍정의 에너지를 주고받으면 작은 아이디어도 혁신적인 결과물로 키울 수 있습니다.”

▲구글의 프레드릭 G. 페르트 혁신·창의성 프로그램 총괄
▲구글의 프레드릭 G. 페르트 혁신·창의성 프로그램 총괄
■‘구글러=예스맨’ 작은 아이디어도 크게 키워라
전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1위인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의 성장 비결은 뭘까?
전 세계 모든 기업이 궁금해 할 구글의 성공비결에 대해 프레드릭 G. 페르트 구글 혁신·창의성 프로그램 총괄( 사진)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구글러(Googler, 구글 직원)들은 늘 ‘만약에(what if) ~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공유한다”고 구글 급성장의 비결을 설명했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만약에 전 세계인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면?’이라는 생각을 나누다 구글의 검색엔진을 탄생시켰다.

페르트 총괄은 “구글의 핵심 경쟁력은 개방성과 투명성에 있다”며 “매주 목요일 열리는 구글 전체회의(TGIF)에서 리더들은 현재 회사 상황을 모두 공개하고 이에 대한 조직 구성원의 피드백을 모두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알파벳이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오르면서 몸집은 커졌지만, 사내문화는 여전히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지향한다는게 페르트 총괄의 설명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형성돼야 자유로운 소통 속에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관료주의로 물든 국내 기업에게도 커다란 울림을 준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한국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종합보고서’를 보면 국내 업체 중 77%는 상명하복식 조직 문화 등으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글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구글러들은 동등한 입장에서 열린 대화를 즐기기 때문에 부서 간 협업도 잘 이뤄진다”며 “상사의 지시보다는 ‘만약에(What If)’라는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할 일을 찾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구글 내 ‘더 거라지(The Garage, 차고)’
▲구글 내 ‘더 거라지(The Garage, 차고)’

■'차고 문화'와 문샷 씽킹의 결합…구글글래스 등
구글러들의 또 하나의 경쟁력은 ‘문샷씽킹(moonshot thinking, 우주로 사람을 쏘아 올리겠다는 엉뚱하지만 혁신적 사고)’이다. 개발도상국에 드론을 날려 전세계에 인터넷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룬 프로젝트’나 자율주행차, 로봇공학 등도 모두 문샷씽킹에서 출발했다.

페르트 총괄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태어나는 창의성과 혁신을 이끌어내는 근무환경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구글글래스 등을 탄생시킨 ‘더 거라지(The Garage, 차고)’를 예로 들었다.

구글의 창업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만들어진 더 거라지에는 스탠포드대학교의 디스쿨에서 이뤄지는 ‘디자인 씽킹(디자인적 사고)’이 적용돼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빠른 속도로 기술·제품·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제품 제작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그는 “구글은 직원들이 떠올린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거라지 내에서는 언제든지 화이트보드에 디자인을 그려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고 바로 골판지와 파이프 클리너로 시제품을 만들어 시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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