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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넷 폐쇄 이후 풍선효과? 음란정보 폭주


최근 5년간 성매매·음란 정보 시정요구 현황
(건)
연 도 ’11년 ’12년 ’13년 ’14년 ’15년 ’16년 4월
시정요구 9,343 14,085 32,330 49,737 50,695 15,101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몰래카메라(몰카) 유통과 강간 모의 등으로 물의를 빚은 소라넷이 지난달 폐쇄됐지만 온라인을 매개로 벌어지는 음란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소라넷과 유사한 사이트가 공공연히 운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소라넷 폐쇄 이후 더욱 활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소라넷 폐쇄 당시 제기됐던 소위 ‘풍선효과’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소라넷 유명 이용자, 다른 사이트 망명도
경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수년간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음란정보와 범죄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밝혀왔지만 이같은 노력을 비웃듯 음란사이트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24일 방심위에 따르면 음란정보를 게시한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페이지를 차단하는 시정요구 건수가 2011년 9343건에서 2015년 5만695건으로 5배 이상 급등했다. 올해는 4월까지만 1만5101건에 달해 2012년 한 해 동안 기록한 1만4085건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기존의 자정시스템으로 온라인상의 음란정보를 제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더욱이 이를 통해 유통되는 음란정보의 상당수는 현행법상 처벌이 가능한 범죄행위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보복으로 성관계 영상이나 나체사진을 유포하는 ‘리벤지 포르노’부터 당사자 동의 없이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장면을 촬영한 각종 몰카·도둑촬영, 일명 ‘골뱅이(술이나 약에 취해 정신을 잃은 여성)’와 성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인증하는 게시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성폭력처벌법의 여러 규정과 형법상 준강간·준강제추행 조항에 저촉되는 범죄다.

방심위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사이버경찰청 등에 온라인상 음란물 신고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온 모니터링요원들은 소라넷 폐쇄 이후에도 온라인상 음란범죄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소라넷과 유사하게 회원제로 운영되는 여러 유사사이트가 잔존하고 있고 소라넷에서 활동하던 유명 이용자가 이들 사이트로 ‘망명’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는 것. 소라넷 폐쇄 후 이들 사이트 이용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일정한 인증절차를 거쳐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들 사이트에서는 현행법상 처벌이 가능한 음란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얼굴이 나오지 않거나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지만 일부는 당사자 신원을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해당 게시글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공유돼 게시글 하나당 조회수가 많게는 수십만에서 적게는 수천에 이를 정도다.

■음란물 보러갔다 강간범 되기도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사이트가 경쟁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인증글을 올리도록 독려한다는 점이다.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게시물에 상금을 걸거나 등급제를 통해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상당수 음란사이트는 회원제로 운영되고 특정한 등급 이상에게만 게시글을 확인할 자격을 주고 있다. 등급은 다른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에 댓글을 달거나 직접 게시물을 올리면 올라가고 높은 등급이 될수록 더욱 자극적인 자료를 볼 수 있다.

3년째 음란물 모니터링을 해오고 있다는 이모씨(25·대학생)는 “요즘 게시물을 처음 올리는 초짜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전에는 움짤(사진을 이어붙여 짧은 동영상처럼 편집한 것)이나 모자이크 작업에 능숙한 프로들이 게시물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은 보기만 했다면 이제는 보통 이용자들도 몰카를 찍어 올리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모씨(25)도 “평범한 이용자들이 SNS나 검색을 통해 이런 사이트에 흘러들어 몰카 같은 범죄까지 손을 대는 경우가 있다"며 “몰카부터 시작해 점차 자극적인 행위를 하다 결국 성폭행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과거 모니터링 아르바이트 경력이 있다는 주모씨(32)도 “예쁜 여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을 자랑처럼 올리고 댓글에서는 부러워하니까 범죄 자체를 망각하게 되는 것 같다”며 “범죄라면 손가락질을 해야 하는데 그 공간에서만큼은 영웅이 따로 없다”고 탄식했다. 그는 “오히려 신고하는 사람들에게 '네가 남자냐'며 협박 메일이 오기도 해 황당하고 어이없다”고 말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