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구글, 자율주행차·헬스케어 분야 공격행보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19 16:50

수정 2016.06.19 19:39

아마존, AI 개인비서 앞세워 '물류 강자'로글로벌 기업들, 신기술 경쟁 넘어 주도권 경쟁
구글 자율주행차
구글 자율주행차

아마존 AI 개인비서 서비스 '알렉사'와 대화 가능한 스마트 스피커 '에코'.
아마존 AI 개인비서 서비스 '알렉사'와 대화 가능한 스마트 스피커 '에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성장이 정체에 빠진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개인비서 등 신사업의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술경쟁이 아니라 신기술을 활용한 시장을 먼저 처지하겠다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패스트 팔로워' 전략에 머물러 있던 한국 ICT 대표기업들이 '퍼스트 무버'로 시급히 경쟁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ICT 산업이 국가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우리나라로서는 ICT를 활용한 신산업 경쟁의 흐름을 지켜보고만 있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애플, 자율주행차에서 '포스트 아이폰' 찾았다

아이폰으로 글로벌 ICT 시장을 주도해 온 애플이 세계 스마트폰 성장이 둔화되자 마자 자율주행차 사업에서 새 성장전략을 짜고 있다. 애플은 PC제조업으로 시작해 '아이팟'으로 MP3플레이어 시장에 진출해 음악 콘텐츠와 융합한 신 시장을 만들어내더니,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산업군을 만들었다.
그러던 이번에 애플이 정조준한 것이 자율주행차인 것이다.

이른바 '포스트 아이폰'으로 불리는 자율주행차를 위해 애플은 지난 3년간 50억 달러(약 5조8700억원)를 투입했다. 이는 아이폰 개발비의 20배 이상 규모다.

애플은 자율주행차가 차량공유 서비스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에 10억 달러(약 1조1700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구글, AI로 자율주행차 헬스케어까지 넘봐

1998년 설립된 구글은 현재 미국 전체 인터넷 검색의 3분의 2, 전세계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검색결과에 검색어와 연관성이 높은 광고를 배치해 광고효과를 높인 애드센스가 구글 성장의 기반이 됐다. 구글의 광고매출은 여전히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검색으로 전세계 인터넷 시장을 휘어잡은 구글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내놓으면서 모바일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면서 안드로이드 이후를 대비하고 있는 구글은 AI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우주개발, 헬스케어 등 전방위로 신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의 AI인 '알파고'는 국내에서는 이세돌9단과 바둑대결로 화제를 모았다.

구글의 행보는 ICT에 머물지 않고 인간생활 전방위로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관심사업으로 △헬스케어 △식물성 고기 △건물을 짓는 3차원(3D) 프린터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먼저 말을 거는 AI △머신러닝을 활용한 맞춤교육 등을 제시했다.

특히 헬스케어의 경우 구글은 현재 적어도 3개의 의료분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스위스 한 제약사와 비만 환자들의 혈당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콘텐츠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 AI개인비서로 물류시장 주도

1994년 인터넷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마존은 이후 다양한 품목을 추가한 끝에 현재 미국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인 월마트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유통업계 세계 최강자가 됐다. 아마존은 사업의 핵심인 유통을 중심으로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세탁세제나 치약같은 제품이 떨어졌을 때 버튼 한번만 누르면 주문이 가능한 '대시버튼'은 아마존의 끊임없는 고민을 대변하는 대표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다. 이후에는 전자책리더기인 '킨들'을 출시해 도서출판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도 했다. 아마존은 유통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10년전 시작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바로 그것이다. AWS는 현재 전세계 1위의 클라우드 서비스다. 지난 1.4분기 AWS의 매출은 아마존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했다.

최근 아마존은 AI 개인비서 서비스 '알렉사'를 통해 쇼핑과 물류는 물론 일반인들의 실생활까지 파고들었다. '알렉사'는 구글이나 IBM의 AI개인비서와 달리 쇼핑 분야에 특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용자가 알렉사에게 "내 쇼핑 리스트에 세제 목록을 추가해줘"라고 말하면 알렉사는 사용자가 들겨쓰는 세제 브랜드와 할인 내역 등을 분석해 사용자의 아마존 쇼핑 리스트에 바로 포함해 주는 방식이다.

■MS, 소프트웨어에서 서비스로 사업 중심축 이동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SW)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윈도'라는 컴퓨터 운영체제(OS)를 통해 SW사업에 주력하던 사업모델을 클라우드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로 바꾸겠다고 나선 것이다. 결국 MS는 SW사업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인식, 본격적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에 나선 것이다.

MS는 최근 인맥관리 및 헤드헌팅 서비스 업체 링크드인을 262억 달러(약 30조7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과거에도 MS는 스카이프와 노키아 휴대폰사업부 등을 각각 85억 달러(약 9조9000억원)와 72억 달러(약 8조4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지만, 링크드인은 MS의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MS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과 경쟁 중인 클라우드 분야는 물론 페이스북이 독점하고 있는 SNS까지 영향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은 "현재 글로벌 시가총액 10대 기업은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ICT 업체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사람의 상상력을 통해 거대한 혁신을 이루고,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SW교육을 강화하고 관련 인재를 많이 배출하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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