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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어촌관광과 빅데이터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12 17:08

수정 2016.07.12 17:08

[여의나루] 어촌관광과 빅데이터

국민소득 증대로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국민들의 전체적인 여가시간이 늘어나면 다양한 여가활동 수요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흔히 소득 2만~3만달러이면 골프의 대중화와 관광레저 붐이 일어나게 된다. 우리 국민의 문화와 여가활동 조사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스마트폰으로 본인이 가고 싶은 관광지의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관광의 형태도 경치를 보고 사진을 찍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마시고 즐기며 경험하는 체험관광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갯벌에서 조개류를 잡거나 낚시, 카누타기 등의 어촌체험 관광은 도시민의 오감만족 재충전 공간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촌과 도시의 소득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어업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고령화되고, 어촌 경제는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돈벌이가 예전같지 않아 젊은 사람들은 힘든 뱃일을 꺼리고 그나마 조금 남아 있는 어촌사람들도 육지로, 도시로 떠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최근 어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어촌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어촌체험 관광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마침, 일부 어촌계에서는 내 손 안의 '스마트폰'을 활용해 어촌관광 활성화를 추진하는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경기 화성시의 궁평항은 연인원 13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어촌 체험관광뿐만 아니라 어항 특성을 고려한 수산물 먹거리 관광레저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정보통신 기법을 활용한 궁평항의 첨단사례는 물 흐름처럼 변화하는 어촌 유동인구의 추세분석과 예측을 통해 어촌관광정책을 수립하고 도시민의 어촌유입 촉진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폰 앱서비스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어촌 어항에서 관광객이 많이 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어촌 유동인구 증가를 위해 고려할 사항으로 도로교통 등의 접근 용이성, 식당의 위생관리, 바가지 근절, 주차공간, 화장실 이용의 편의성 및 관광자원의 만족도 등을 해당 어촌 어항별 데이터 기반으로 조사·분석해 가장 적합한 활성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즉, 우리 어촌관광의 문제에 대한 해답은 바로 어촌 현장 데이터에서 찾을 수 있다.

등대의 불빛이 접근하는 선박에 등대 위치를 알려주듯이 어촌 어항에 다가오는 관광객의 주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오늘날의 비콘(Beacon)이다. 스마트폰에 반응하는 비콘 신호는 비콘이 설치된 위치를 선박이 아닌 어촌 방문자에게 알려주는 불빛 신호와 같은 것이다. 이러한 비콘들이 어촌의 상점, 식당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장소(Hot spot)에 설치돼 있으면 비콘에 반응하는 스마트폰 앱으로 어촌 유동인구의 이동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비콘에 반응하는 스마트폰 데이터로 어촌 방문 인구의 유형, 방문 형태와 목적, 체류시간 및 관심영역 등 유용한 자료를 찾아낼 수 있다.

전국 모든 어촌계의 고민은 여름 성수기와 주말에만 반짝 북적대다가 주중에는 한가한 어촌관광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계절에 관계없이 주중에도 어촌관광 유입인구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인가. 비콘 앱 정보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멸치 축제가 언제인지, 오징어의 제철이 언제인지, 재미거리가 무엇인지 등' 한번이라도 방문한 고객에게 알림문자 서비스를 제공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재방문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비콘 앱이 어민과 도시민을 쌍방향으로 연결하고 소통시켜 주는 내 손 안의 어촌관광 시대를 만들어 줄 것이다. 비콘과 어촌 어항의 융합, 나아가 비콘으로 생성된 어촌 유동인구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하면 어촌관광의 최첨단 알파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어촌관광 활성화와 함께 어업이 진정한 6차산업으로 발돋움해 행복하고 살맛 나는 어촌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진 전 한경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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