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혁신 지도 완성 1년]

스타트업 1063개 탄생.. 한국경제 '창업강국'의 길을 걷다

전국 17곳 창조경제혁신센터 '성과와 과제'
창조경제 4년차 '성공적' 17개 센터 2596억 투자 유치
스타트업 1063곳 매출 1340억
해외시장 날개 단 스타트업..30여곳 모방 불가한 핵심기술
단숨에 해외시장 진출 성공
진정한 창업국가 되려면 기업가치 1조 '유니콘' 늘리고 창업생태계 글로벌화 나서야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서울과 인천까지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지도가 완성된지 1년을 맞았다. 완성된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은 정부-지방자치단체-대기업의 '3자 대주주 모형'을 띈 창조경제의 차별적 동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정부 주도의 창조경제 모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경제모델을 '창업' 중심으로 바꿔놓은 새로운 경제모델이라는 점에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1년간의 성과와 앞으로 과제를 짚어본다.


1년째를 맞는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실적을 수치상으로 확인해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육성된 스타트업은 1063개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총 134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596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112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기존 1480개 중소기업에 대한 사업 지원도 이뤄지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최근엔 '민간 자율 창업 생태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하는 과정에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으며,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너지도 곳곳에서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창조경제 4년차'에 접어들면서 핵심과제로 떠오른 질적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 기반의 '테크 스타트업'과 '본 글로벌(born-global, 창업초기 해외 시장 겨냥) 스타트업'도 조금씩 싹을 틔우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진정한 창업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업체)' 숫자를 늘리는 동시에 우리 창업 생태계를 글로벌화 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대기업 출신 테크 스타트업의 '개방형 혁신'

24일 파이낸셜뉴스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중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테크 스타트업을 조사한 결과, 약 30여 개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핵심기술을 무기로, 단기간에 해외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IoT를 기반으로 스마트 종이로봇을 만든 '삼쩜일사'와 일반 운동화도 걸음걸이나 운동자세를 교정해주는 스마트 슈즈로 바꿔주는 '솔티드벤처' 등이 대표주자로 꼽혔다.

삼쩜일사는 지난해 킥스타터와 인디고고 등 해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각각 5만5235달러(약 6285만 원), 2만7845달러(약 3168만 원)를 유치했다. 올 초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50개가 넘는 해외 바이어들과 만난 솔티드벤처도 연내 미국 법인을 설립한 후, 우선 10만 달러(약 1억1380만 원)를 목표로 해외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민간창업지원기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담하고 있는 대구나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경우, C랩(사내 창업지원 조직) 출신들이 많다"며 "다른 대기업들도 혁신센터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접하면서 개방형 혁신에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3인방 해외시장 활약 돋보여

대전과 경기, 인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핀테크 업체 3곳의 활약이 돋보였다. 대전 혁신센터의 '팝페이'는 이용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청구서를 전송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핀테크 파이널 2016' 등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알리며 최근 VISA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카드사는 물론 페이팔 등 글로벌 간편결제업체에서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혁신센터 보육기업인 '원투씨엠'은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스탬프를 이용한 모바일 쿠폰.결제 서비스로 중국 화웨이,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등 글로벌 기업과 사업 협력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해 24억 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상반기에만 55억 원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이 중 절반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 인천 혁신센터의 '아이리시스'는 홍채 인식 기반의 보안 솔루션을 들고, 중국 상해와 이란 등을 공략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아이리시스는 인천 혁신센터의 컨설팅을 통해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중국 합자법인 설립을 추진할 수 있었다"며 "현재 140억 원 수준인 매출을 오는 2018년 920억 원까지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두산, 네이버 등 스타트업과 시너지

광주와 경남, 강원 혁신센터에서 각각 육성된 '맥스트'와 '소셜빈', '플러스메이' 등은 전담기업인 현대자동차, 두산, 네이버 등과 시너지를 통해 역량을 키우고 있다. 맥스트가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만든 자동차 매뉴얼 애플리케이션(앱)은 지난해 11월 LA모터쇼에서 '현대 버추얼 가이드(Hyundai Virtual Guide)'라는 이름으로 공식 론칭했다. 즉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카메라로 자동차 내 특정 버튼을 포착하면, 해당 기능을 동영상이나 이미지로 설명해주는 차량 사용자용 설명서 앱이다. 이는 현재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쏘나타' 차량에 시범 적용된 상태다.

소셜빈은 비콘(저전력 블루투스 장치)과 스마트 디바이스를 결합, 공장 안전관리 솔루션을 만들었다. 청년 창업가인 김학수 대표는 개발제품이 실제 구동하기 전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시스템 장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경남혁신센터 입주 후, 전담기업인 두산중공업 실무팀과 연계돼 기술 멘토링을 받았다. 현재 두산중공업 및 협력기업들의 실제 공장에 스마트 안전관리 솔루션을 도입해 각종 테스트 데이터를 확보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SW)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플러스메이는 전담 기업인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이용자들이 사전에 입력한 피부 정보를 기반으로 본인과 유사한 피부타입의 또 다른 사용자가 올린 피부 관리 및 화장품 정보를 추천받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빅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네이버는 개인정보보호 범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엔팩(Npac) 서버지원'을 통해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버 및 뷰티 관련 빅데이터를 지원하고 있다.

플러스메이 관계자는 "네이버의 지원으로 예상보다 빠른 지난 2월 '퀸팁' 앱을 론칭할 수 있었다"며 "또 중국어 버전을 통해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현지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역직구 플랫폼도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