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글로벌 IT업계, 콘텐츠 전쟁 개막....국경 없는 미디어 전쟁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08 17:05

수정 2016.08.08 17:19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디지털 콘텐츠 전쟁에 돌입했다.

올해 2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음악이나 동영상 같은 콘텐츠를 팔겠다는게 글로벌 ICT 대기업들의 전략이다.

이들은 일제히 새로운 음악서비스, 동영상 서비스를 내놓고 경쟁사에 없는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가 하면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투자 확대와 서비스 차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차별적 콘텐츠와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글로벌 IT업계 '음악 감상 플랫폼' 확보전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업체들이 일제히 '음악 실시간 재생(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밀크' 서비스와 멜론 등 국내 서비스에 대항해 애플은 지난 5일 국내에서 애플뮤직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등 10여개국에서 이미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한국에서는 미국보다 월 사용료를 2달러(약 2200원) 싸게 책정했다. 아직 K팝은 애플뮤직 전체 콘텐츠의 20%에도 못 미쳐 서비스를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애플은 기습적으로 국내 서비스 개시를 공지했다.

넷플릭스도 올 초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차별적 콘텐츠를 내세워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한국과 동남아에 특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며 직접 영화를 제작하고 드라마 촬영에도 나섰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전세계 20억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달 5~10달러를 받아낼 수 있는 있는 상품은 디지털 콘텐츠 뿐"이라며 "글로벌 ICT 기업들은 콘텐츠와 미디어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통신3사, VOD 매출 급성장세
국내 통신 3사도 급속히 미디어 사업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KT는 IPTV 관련 매출이 지난해 2·4분기 3556억원에서 올해 2·4분기 411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브로드밴드도 1513억원에서 1992억원, LG유플러스도 1200억원에서 1439억원으로 IPTV 관련 매출이 증가했다.

통신 서비스 사업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는 일제히 미디어 사업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KT는 지난 5월 IPTV서비스인 올레TV에 국내에서 단독으로 드림웍스 채널을 선보였다. SK브로드밴드는 B tv에서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이 매년 30% 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 tv는 특히 애니메이션 콘텐츠 투자에 적극적인데 '뽀롱뽀롱 뽀로로' '로보카폴리' '레이디버그' 같은 키즈 특화 콘텐츠를 독점 공급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IPTV 서비스인 U+TV에 큐레이션 서비스를 추가했다.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로 소비자 선점
애플이 K팝을 갖추지 못한채 한국 서비스를 서두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빅데이터 자료 수집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진출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IPTV와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빅데이터 활용은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데이터가 쌓일수록 그 위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게 빅데이터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의 디지털 콘텐츠 이용 습성을 데이터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 한국 서비스를 서두른 이유라는 것이다.


방송계 한 전문가는 "글로벌 ICT업체들이 미디어, 디지털 콘텐츠 전쟁은 국경의 의미가 없다"며 "차별적 콘텐츠와 이를 소비자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 확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은 안방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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