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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 대출 사상 최대 160조…3년새 56조나 급증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02 14:09

수정 2016.10.02 14:09

경기악화시 위험…"부동산업 대출 편중 해결해야"
건물, 토지 등 부동산의 운영, 임대, 구매, 판매 등 부동산업 용도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올 상반기 16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예금은행,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잔액 970조6870억원 중 부동산업 대출금은 160조1574억원(16.5%)이다.

부동산업 대출금 잔액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말 149조9656억원에서 6개월간 10조1918억원(6.8%) 늘었다.

우리 경제가 연평균 2%대의 저성장 국면에 직면했지만, 부동산업 대출은 불황을 모르고 장기간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부동산업 대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동안 주춤하다 2013년 2·4분기부터 13분기(3년3개월) 연속 증가했다.


2013년 6월 말 103조7513억원과 비교하면 3년 간 56조4061억원(54.4%) 급증한 셈이다. 이 기간 전체 산업대출 증가액 158조635억원의 35.7%를 차지한다.

이는 특히 정부가 2014년 8월 주택담보대출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과 LTV(담보인정비율) 등의 규제를 완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거래량은 119만3691건으로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주택거래량이 46만7659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23.4% 줄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공인중개사의 인기는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 6월 말 현재 개업 공인중개사는 8만8661명으로 6개월 사이 3187명(3.7%) 늘었다.

이달 29일 실시될 공인중개사 시험을 신청한 사람은 작년보다 4만명가량 늘어난 19만1000여명이다. 부동산 중개법인도 6월 말 기준 848개로 올 상반기 101개(13.5%) 늘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건설업에 의존한 경제 성장과 산업대출의 부동산업 쏠림 현상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시중에 풀린 자금이 생산성이 높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공급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자영업자가 경쟁적으로 부동산업에 뛰어드는 만큼 대출이 부실화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9일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부동산업과 임대업에 대출이 편중되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 서비스업 등 신산업에는 대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이런 현상들은 부동산 시장 경기가 악화될 경우 금융안정을 저해할 뿐 아니라 경제 침체를 가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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