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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개월 연속 흑자에도.. 경상수지 전망은 ‘흙빛’

8월 55억1000만달러로 두 달 연속 감소세 ‘암운’
유가상승땐 적자 불보듯
54개월 연속 흑자에도.. 경상수지 전망은 ‘흙빛’

저유가 공세로 경상수지가 54개월 연속 최장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두 달 연속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어 한국 경제가 축소균형의 기로에 섰다는 부정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유가가 본격 상승기로 접어들면 이런 흑자 행진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6년 8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8월 상품과 서비스 등을 포함한 경상수지는 55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2013년 3월 이후 54개월 연속 흑자다.

한국 경제 사상 전무후무한 최장기록이나 수출과 수입이 동반감소한 가운데 수입감소 폭이 커서 나타나는 소위 '불황형 흑자' '속 빈 강정'이란 우려의 시선이 컸던 게 사실이다. 수입 감소는 대부분 국제유가 하락이나 저유가에 기인한다.

그러나 최근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불황형 흑자 행진도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6월(120억6000만달러) 이후 7월(86억7000만달러)과 8월(55억1000만달러) 두 달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경상수지를 이루는 핵심 항목인 상품수지는 수출부진으로 지난 7월(107억8000만달러)에 이어 8월엔 34억8000만달러나 급감한 73억달러로 집계됐다. 1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은 지난해 8월보다 3.0% 감소한 417억달러로 집계됐고, 수입은 0.6% 늘어난 344억달러였다. 수입이 증가(전년 동월 대비)한 건 2014년 9월 이후 1년11개월 만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입에서 유가하락 영향이 줄고 있으며 기계류를 중심으로 수입물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경상수지 향방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수출은 승용차(-14.6%), 석유제품(-26.4%), 디스플레이패널(-20.7%)이 전년 동월 대비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14억5000만달러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항목을 이루는 여행수지는 12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 등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열풍으로 여행수지 지급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게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다. 해외여행 비용으로 나간 여행수지 지급액은 28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생활수준 향상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커진 탓이다.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6억1000만달러로 7월(5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해외동포의 국내송금 등 대가 없이 주고받은 거래인 이전소득수지는 9억4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