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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국감]마사회가 노인단체에 3억 건넨 이유는? "화상경마장 우호 여론 조성"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06 09:55

수정 2016.10.06 09:55

김현권 의원 "지역발전기금 5억 중 3억, 대한노인회에 지급" 
한국마사회가 용산 화상경마장에 대한 우호적 여론 조성 위해 노인단체와 이면협약을 체결하고, 최근 2년간 (사)대한노인회에 지역발전기금만 3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마사회로 부터 국정감사자료로 제출받은 마사회 내부문건을 보면, 한국마사회 용산지사(지사장 안효진)와 (사)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회장 김성헌)의 MOU를 체결하면서 노인회로부터 '용산 화상경마장에 대한 우호적인지지'를 약속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 화상경마장 임시 개장 한 달여 후인 2014년 7월,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회장실에서 노인회 임원(회장, 사무처장 등) 5명과 마사회 임원(용산 지사장, 부지사장) 2명 등 양 대표단들만 참석한 가운데 MOU를 체결한 후 결과보고를 한 마사회 내부 문건에는 '용산지사는 실버PA를 통해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 협력하고, 지사 2층에 노인대학을 개설한다. 노인회는 지사 주변 환경지킴이를 운영하고, 용산지사에 대한 우호적인 지지를 한다'는 이면협약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찬성 주민 집회에 마사회 직원이나 지역 어르신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는데, 이 문건을 통해 그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마사회가 조직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실제 마사회는 최근 2년간 대한노인회에만 지역발전기금 3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명관 마사회 회장은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에 대한 논란 당시, 용산지사를 지역 상생 일번지로 삼아 5년간 2억원씩 총 10억원의 지역발전기금을, 10년간 2억원씩 총 20억원의 장학금을 지역사회에 집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 중 지역발전기금은 현재까지 총 5억원이 집행됐는데, 그 중 최근 2년간은 대한노인회에만 3억원이 지원되었다.

대한노인회에서 마사회에 제출한 세부 사용내역들을 보면 경로당 비품 교체나 경로잔치 노인회원 명절 선물 구입 등이 주를 이루었다.
또 서울시연합회로 지원된 8000만원 중에는 용산지역과 전혀 상관없는 경조사 화환·관계자들에 대한 감사비 지급·용산구 비(非)관내 경로당 떡값 등에 쓰인 돈도 적지 않았다.

김 의원은 "지역 어르신들에 대한 복지도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경로당마다 러닝머신이나 노래방 기계 등 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비품을 들여놓고 어르신들 경로잔치를 하는데 억대의 돈을 지원하는 것이 현회장이 말한 지역상생의 모델인지는 의문"이라며 "겉으로는 대대적인 언론 보도를 통해 기존의 기부금 외에도 지역발전기금을 수억원 더 내놓는다는 생색을 내면서, 실제로는 상대적으로 찬성여론을 이끌어내기 쉬운 노인단체를 이용해 용산 화상경마장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실리를 챙기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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