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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목경화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당당한 자립 위해 실질지원 필요"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06 16:11

수정 2016.10.06 16:11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목경화 대표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목경화 대표

"미혼모에 대한 정부 지원책은 현실과 괴리가 큽니다. 미혼모와 아이가 당당히 자립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국내 최초의 미혼모 지원 단체를 이끌고 있는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목경화 대표(사진)는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미혼모들을 돕기 위해서는 현재 미비한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이 필수"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협회는 지난 6월부터 법 개정에 작업에 착수, 지난달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했다.

목 대표는 "관련법이 교수진, 단체장들만 제·개정에 참여하고 정책 기본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아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내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정안에서 2 가지 부분을 강조했다. 한부모 당사자가 전문위원으로 참석,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부분과 정책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한다는 점이다.
법의 미비로 긴급 지원을 받지 못하는 미혼모의 수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해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미혼모·부 인원은 1164명으로, 전체 미혼모·부 3만5000여명(올해 기준)을 감안하면 지원율이 저조한 상태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2009년 목 대표와 미혼모 당사자들이 모여 만든 작은 단체에서 출발했다. 목 대표 역시 미혼모다. 당시에는 미혼모라는 사실만으로도 손가락질 받기 일쑤였다. 이에 목 대표는 지난 7년간 협회를 이끌었고 현재는 정식 회원 280여명, 전국에서 2000명 가량의 미혼모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음지에 있던 미혼모들이 양지로 나오는 데 협회가 발판이 된 셈이다.

특히 협회는 2012년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올 8월 미혼모 당사자 기관으로는 처음 사단법인으로 승격됐다. 기업체, 기관 등에서 후원도 늘면서 물난리를 겪으며 생활했던 지하 사무실에서 서울 연희동의 5층 사무실로 둥지를 옮겼다.

목 대표는 그동안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목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미혼모에게 낙태하라, 입양하라는 주위의 강요가 컸다"면서 "지금은 미혼모들이 스스로 아이를 키우는데 사회적으로, 또 정부 정책적으로도 실질적 지원이 마련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목 대표는 건강한 미혼모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목 대표는 "정부 정책은 미혼모의 자녀 양육보다 입양을 할 경우 지원금을 더 많이 주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미혼모들에게 자녀 양육을 포기하라는 선택지를 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미혼모들이 입양을 선택하기에 앞서 건강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만드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목 대표는 또 "아직 가족, 친지, 직장동료 등이 미혼모일 경우 원가족과 단절되고 직장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가족, 직장 동료, 친구가 미혼모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주변인들의 따뜻한 관심이 있을 때 비로소 미혼모와 아이가 건강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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