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法 "'경영평가 낙제점' 공기업, 미리 지급한 경영성과급은 부당이득금"
공기업이 정부 시행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따라 경영성과급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해 미리 성과급 일부를 지급했다가 이후 최하위 등급을 받아 미지급 대상이 됐다면 선지급한 성과급은 부당이득금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경영성과급 선지급 이유로 상여금 삭감하자 소송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심규홍 부장판사)는 한국수력원자력노조가 "단체협약(단협) 위반에 따른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공동원고인 한수원 직원 A씨가 "미지급된 내부평가급을 지급하라"며 낸 청구에 대해서는 "한수원은 7771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수원은 지난 2013년 3월 기준임금의 50%를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3개월 뒤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경영성과급 미지급 대상인 D등급 평가를 받자 2013년 6월 지급될 '내부평가급(업적·성과에 따른 차등 상여금)' 절반 삭감, 기준임금의 50%로 지급했다. 이에 따라 A씨 역시 내부평가급으로 기준임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140여만원만 지급받았다.
그러자 노조는 "매년 6월 기준임금의 100%씩 지급하던 내부평가급을 노조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삭감한 것은 단협 위반"이라며 2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A씨도 "단협에 따른 내부평가급 100%를 기준으로 못 받은 내부평가급 14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에 가세했다.
■초과지급 성과급, 다른 상여금과 상계 무방
그러나 재판부는 "한수원은 2013년 6월 직원들에게 3개월 전에 지급한 경영성과급을 환수하는 대신 내부평가급에서 해당 금액을 차감해 기준임금의 50%를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협의) 보수규정 및 시행세칙에 따른 내부평가급 지급기준을 변경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노조 청구를 기각했다.
이어 "설령 내부평가급 삭감이 단협에 위반된다고 해도 노조는 단체 속성상 정신적 고통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위자료 지급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A씨에 대해서도 2013년 3월 미리 지급된 경영성과급은 이후 경영평가결과 지급율이 0%로 결정된 만큼 '부당이득'으로, 6월 지급된 내부성과급에서 상계(차감)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 판례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갖는 채권은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지만 예외적으로 계산 착오 등으로 임금이 초과지급 됐을 경우에는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한수원은 A씨에게 6월 내부평가급에서 반환의무가 있는 경영성과급을 뺀 7771원 만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양측이 상고했지만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최근 이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마무리지었다. 심리불속행은 대법원이 하급심을 거쳐 올라온 민사사건 중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경우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