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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평생 관리해야 하는 당뇨병 '건강한 밥상'이 최고의 명의"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5 17:25

수정 2016.12.15 17:25

당뇨병 환자 지침서' 하루 한 끼 당뇨밥상' 펴낸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특정음식 제한은 지속력 없어.. 영양소 골고루 섭취하면서 혈당관리 통해 합병증 막아야"
김형미 영양팀장과 함께 개발.. 환자 맞춤 다양한 요리법 소개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장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장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입니다. 당뇨병 치료에서 음식조절이 50%를 차지합니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장(사진)은 15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뇨병은 혈당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고혈당 상태가 유지되는 병으로, 약물치료로 혈당을 조절하더라도 먹는 음식과 활동량에 따라 혈당이 수시로 오르내린다"면서 음식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뇨병 치료는 식단부터"

안 교수는 "진료실에서 만난 당뇨병 환자들이 대부분 식사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식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시중 요리책의 레시피를 보면 대개가 밥, 국, 반찬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반찬만 다를 뿐 열량을 최대한 낮춘 식단이다.


하지만 끼니 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제한된 메뉴만 섭취하다 보면 금방 질리게 된다. 이로 인해 좋아하는 음식을 찾다보면 다시 고열량 음식을 먹게 되고 혈당 조절 실패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에 안 교수는 환자들이 맛있게 음식을 즐기면서도 혈당이 오르지 않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당뇨병 환자에 맞는 열량과 레시피를 찾기 위해 김형미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팀장과 함께 작업했다. 그는 "음식에 대한 욕구는 유혹적이기 때문에 간을 안해 심심한 식단을 유지하면서 맛잇게 먹기는 힘들다"며 "같은 식재료라도 조리방법, 다양한 소스를 첨가해 당뇨병 환자에 맞는 레시피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닭고기를 조리할 때도 가슴살, 날개, 닭다리 등 부위별로 음식조리법을 다르게 해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일상생활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메뉴의 레시피를 개발해 혈당을 높이지 않도록 했다. 안 교수는 이렇게 개발한 식단을 책으로 펴냈다. '하루 한 끼 당뇨 밥상'이다. 100쪽 분량의 이 책은 맛있는 당뇨식 요리 레시피와 함께 당뇨병 환자가 알아야 할 각종 질환 정보도 담았다.

[특별인터뷰]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평생 관리해야 하는 당뇨병 '건강한 밥상'이 최고의 명의"

■"건강한 밥상이 최고 명의"

안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금기시되는 파스타와 피자, 우유빙수, 당근 머핀 등 다양한 메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당뇨병 환자에게 최고의 명의는 건강한 밥상"이라고 강조했다. 대사증후군으로 불리는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질환은 서구화된 식생활, 운동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당뇨병은 평생 혈당 조절을 하면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수밖에 없다.

안 교수는 "스스로 생활습관을 교정한다면 얼마든지 혈당을 관리하고 당뇨병을 극복할 수 있다"며 "'하루 한 끼 당뇨 밥상'이 혈당 관리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레시피를 따라가다 보면 몸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2형 당뇨병은 식습관 관리만으로도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람들은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밥상을 채식으로 바꾸려고 한다. 하지만 고기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건강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뇨인의 식사는 특정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하루 열량을 영양소별로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다. 그래야 혈당과 혈중지질농도, 그리고 혈압이 정상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

■"식단, 한 끼부터 변화 시도"

일단 한 끼부터 당뇨병 식단으로 바꾸는 것이다.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당뇨 밥상으로 한 끼만 제대로 먹어도 영양소 흡수 속도가 조절돼 혈당이 서서히 오르고 공복감도 늦게 온다. 그러다 습관이 들면 한 끼씩 바꿔나가는 것이다.

안 교수는 외식이 잦은 직장인의 경우 일주일에 한두 번은 도시락 싸는 것을 권한다.
또 외식 메뉴를 고를 때 주의할 점, 저당지수 식품을 활용한 레시피, 현명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 및 음료 가이드와 레시피도 이 책에 담았다.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주말 하루 세끼 당뇨 밥상 차리기 방법도 제시했다.
안 교수는 "철저한 혈당관리와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똑똑하게 식사하는 법을 익혀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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