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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업윤리경영 7년새 50계단 추락..'부패 고리' 끊어라

권익위 '기업 반부패 가이드'
분식회계 피해 어마어마.. 대우조선 사례가 대표적
청탁금지법 이어 나온 반부패 가이드 '주목'
국민권익위원회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 반부패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가이드에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라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반부패 활동을 추진할 때 필요한 5가지 지침이 포함됐다. 기업 내 반부패 관련 조직과 예산 운영 및 제도.문화 개선 전반에 대한 제언을 담아 반부패 의지가 있는 기업들이 관련 제도와 문화를 자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통상 기업윤리 경영 등에 관한 내부규율은 각 기업이 회계법인 등 외부업체에 컨설팅을 맡겨 마련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정부기관인 권익위가 선도적으로 나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반부패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권익위는 어떤 연유로 이 가이드를 제작.배포한 것일까.

■WEF '기업윤리경영' 순위…2009년 48위→2016년 98위

18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의 '기업윤리경영' 경쟁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발표를 보면 2009년 WEF 국가경쟁력지수 중 기업윤리경영 부문 순위는 48위에 달했다. 하지만 2011년 58위, 2013년 79위, 2015년 95위 그리고 올해는 98위까지 하락했다.

이와 함께 국내외 환경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199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뇌물방지협약을 체결했고, 2003년에는 유엔 총회에서 반부패협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9월 28일 청탁금지법을 제정했지만 사실 이는 지난 1977년 '해외부패방지법'을 만든 미국이나 2011년 '뇌물방지법'을 도입한 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늦은 감이 있다.

■대우조선 '분식회계' 탓 국민연금 70만명 1년 수급액 '증발'

무엇보다 개별기업의 부패가 공공의 이익을 침해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사건이 대표적이다. 실제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면서 이 회사 주식과 채권에 1조5542억원을 투자한 국민연금은 2412억원의 손실을 봤다. 정치권에선 국민연금의 피해액은 수급자 71만명분의 연금액과 맞먹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비단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대기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2014년 분식회계를 통한 사기대출을 감행한 중견기업 모뉴엘의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모뉴엘이 파산하면서 무역보험공사 등을 포함한 금융권이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손실을 봤다. 모뉴엘에 부품을 납품하던 협력사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정도진 중앙대 교수는 "부패는 기업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다.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이라는 엔론조차 지난 2001년 대규모 분식회계, 비윤리적 로비활동, 부정부패 연루 등으로 파산했다. 기업 스스로 청렴이 큰 자산이란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 권익위의 '기업 반부패 가이드'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