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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전환 골든타임] "O2O든 AI든 뻔한 사업으로는 생존 못해.. 기존의 틀 깨야"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과 인재가 답이다
벤처투자업계 전문가 좌담회
O2O시장엔 상상가능한 서비스뿐
오프라인 데이터 확보에 집중.. AI 등과 결합 새 서비스 찾아야
파이낸셜뉴스는 전문 벤처캐피털(VC)과 함께 올해 스타트업 창업과 투자를 위해, 대기업들의 협력 파트너 물색을 위해 눈여겨볼 사업분야를 토론하는 좌담회를 개최했다. 또 바람직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한 조언도 들어봤다. 좌담회에는 르호봇비즈니스인큐베이터 이미경 상무,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전태연 파트너,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구영권 부사장, 케이큐브벤처스 김기준 상무 등 벤처투자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편집자주>

정보통신기술(ICT)과 모든 산업이 융합해 그동안 없던 새로운 산업군과 일자리를 만드는 '4차 산업혁명'이 세계 경제의 화두로 자리잡으면서 자본보다는 혁신적 기술과 인재를 가진 기업과 국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돈보다는 기술과 사람이 성장의 재원이 되는 것이다. 특히 급변하는 기술과 시장을 따라잡기 위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업의 형태가 주목받으면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의 역할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작고 민첩한 물고기가 덩치 큰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먹는 세상"이라며 대기업 중심의 경제를 강소기업 중심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당부했다.

[2017 대전환 골든타임] "O2O든 AI든 뻔한 사업으로는 생존 못해.. 기존의 틀 깨야"
벤처캐피털(VC) 전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올해 스타트업 유망 분야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미경 르호봇비즈니스인큐베이터 상무,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부사장, 김기준 케이큐브벤처스 상무, 전태연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파트너. 사진=서동일 기자

■오프라인의 데이터를 주목하라

지난해 창업계의 최고 핫 키워드는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다. 그러나 누구나 다 생각할 수 있는 O2O로는 창업도, 투자유치도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O2O는 분명히 성공 가능성 있는 시장이지만 아직 의미 있는 성공사례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누구나 상상 가능한 서비스가 너무 많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미경 상무는 "창업경진대회에 가보면 몇백 팀이 O2O 아이템을 들고 나오는데,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뻔한 아이템들"이라며 "O2O에서 조만간 성공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참신한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영권 부사장은 "O2O만 붙인다고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엔 이용자가 불편한 것을 내가 대신해주기만 하면 O2O라는 말을 붙이고 사업화에 나서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사업성공이 어렵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O2O에 빅데이터 분석이나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준 상무는 "O2O 사업자들이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전달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O2O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유용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정확히 분석해 이용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올해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O2O 기업들이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가는 경향도 발견되는데, 결국 더 많은 데이터를 오프라인에서 수집해 이용자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려는 시도"라고 전했다.

결국 호텔 예약, 배달음식 주문 같은 단순한 O2O보다는 오프라인 데이터에 빅데이터 분석과 AI를 결합해 맞춤형 서비스를 찾아내야 성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의미다.

[2017 대전환 골든타임] "O2O든 AI든 뻔한 사업으로는 생존 못해.. 기존의 틀 깨야"


■"모바일은 끝났다. NEXT를 찾아라"

지난 2009년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창업생태계는 모바일 중심으로 급속히 이전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모바일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NEXT'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미 모바일에서 나올 수 있는 서비스는 포화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 상무는 "PC와 웹에 이어 2009년부터 모바일이 화두로 부상해 수많은 모바일 기반 스타트업들이 등장했고, 이제는 모바일의 수명이 끝물"이라고 밝혔다. 전태연 파트너 역시 "올해 모바일 서비스로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쉽지 않다"며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모바일 그 후'를 제시하는 기업이 눈길을 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 신약개발, SW 코딩교육에 주목한다"

O2O를 제외하고 투자자들이 관심있게 보는 올해의 유망 분야는 어디일까. 참석자들은 AI나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을 활용한 분야에도 관심을 보였지만, 역시 당장 기술을 적용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

이 상무는 농업 분야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정보통신기술과 농업을 접목해 농식품을 생산하는 분야가 유망 창업분야라는 게 이 상무의 진단이다. 그는 "농식품 생산부터 유통, 수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템이 나올 수 있다"며 "일반 설탕농도보다 1000배 높은 식물이 있는데 이 식물을 재배해서 설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귀띔했다.

구 부사장은 바이오헬스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특히 한미약품의 성공사례를 보고 대기업에서 독립해서 신약개발을 위한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진입장벽이 높은 진단 분야보다는 진단된 데이터를 해석하고 의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분야에서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 파트너는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로 소프트웨어(SW) 교육 분야를 지목했다. 오는 2018년 초.중.고 SW 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코딩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 파트너는 "미국에서는 스탠퍼드대 강의도 동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는 등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며 "이런 시스템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코딩 교육과 합쳐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여기에 (성공의)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2017 대전환 골든타임] "O2O든 AI든 뻔한 사업으로는 생존 못해.. 기존의 틀 깨야"


■"창업생태계, 정부가 판 깔고 민간이 주도해야 성공한다"

최근 박근혜정부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전국 18개 지역에 설립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자칫 어렵게 불을 지펴놓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오히려 관여하지 않는 것이 스타트업 업계에 더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 부사장은 "스타트업 육성은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일반 기업은 사익을 추구하는 집단인데 벤처 투자는 10개 기업에 투자하면 1개 기업 정도만 성공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수익화까지 시간도 많이 걸려서 이런 비용을 감내할 수 있는 곳은 정부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간 기업들이 주도한다고 알려진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중국의 선전(심천)이 스타트업들의 천국이 된 것도 정부의 역할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는 자금지원 등에 주력하고 실제 기업을 발굴하는 역할은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 부처 간 엇박자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 부처도 융합해야"…부처 간 밥그릇 싸움은 위험

전 파트너는 "정부 부처끼리 스타트업 육성을 경쟁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스타트업들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투자자의 역할이고 이 기업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 상무도 "모든 것을 정부가 하려고 하면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펀딩자금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하고 스타트업 관리, 운영 등은 민간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전문가들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창업열풍이 불어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똘끼' 있는 기업은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최근 데모데이를 가보면 자료준비와 발표는 능수능란한데 정작 속을 들여다보면 짜여진 답 안에서만 움직이는 것 같더라"며 "투자자들은 10건을 투자하면 1건만 성공한다고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이게 되겠느냐'는 똘끼스러운 도전을 찾는데 그런 도전이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전 파트너도 "모바일 관련 창업이 너무 많아지면서 무언가 새로운 혁신 영역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쉽게 찾기 어렵겠지만 모바일에서 다음 단계로 새로운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 무언가 혁신적인 것을 발견하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더 큰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joony@fnnews.com 허준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