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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日 인공지능 시대 정책 경쟁하는데.. 韓 이제 첫걸음

세계 각국 AI시대 잰걸음
선진국 투트랙 전략
인공지능 대중화에 맞게 조세.교육 등 시스템 개선, 기술개발+제도개선 균형
"인공지능(AI)을 가진 로봇을 '전자인간'으로 규정하고, '전자인간'에게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유럽의회)
"시급 20달러 미만의 노동자 중 83%는 AI 등 자동화로 직업을 잃을 확률이 높다. 해결책으로 △직업별.소득별.교육수준별 노동 문제 해결책을 마련하고 △영양보조프로그램(SNAP).빈곤가족 일시부조(TANF) 등 사회복지제도 수립 △미래의 직업을 위한 재교육과 초등교육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미국 백악관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美·EU·日 인공지능 시대 정책 경쟁하는데.. 韓 이제 첫걸음


유럽,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AI 대중화로 발생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조세제도와 교육, 복지 등 사회시스템 개선을 위해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AI로봇이 인간의 단순일자리를 대부분 대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세와 교육제도를 바꿔 인간이 AI로봇과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들 국가는 공통적으로 △AI기술 개발 △사회제도 개선을 투트랙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기술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 세계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을 위해 교육과 복지, 조세제도 변경을 추진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AI시대 사회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선진국에 비해 한발 늦은 데다 여전히 AI시대에 대비한 사회적 연구보다는 기술개발과 경제적 효과에만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더 적극적인 범정부 차원의 사회시스템 개선과제를 마련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한 AI시대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AI 공존시대' 이미 현실로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은 이미 현실이 된 'AI 시대'를 세계인의 눈앞에 펼쳐보이고 있다. AI 자율주행차가 운전자의 신체리듬을 파악해 운전자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자율주행 모드로 자동 전환하는 기술이 공개됐다. 미국에서는 계산원과 기다리는 줄을 없앤 상점인 '아마존 고'가 문을 열어 대형 상점 계산원의 일자리를 AI가 대신하고 있다. 고용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노동자 중 1600만명가량이 AI에 일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운전사, 계산원, 변호사, 회계사 같은 업무는 AI가 대신하는 게 이미 현실이 됐다는 말이다.

■주요국, 사회시스템 개선 '작업중'…기술개발과 투트랙으로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AI로 촉발될 일자리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국가 중 미국은 2013년 4월 '브레인 이니셔티브' 정책을 발표하고 AI 기초연구에 10년간 총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 투자를 진행하고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등 주요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AI 로드맵과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백악관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는 AI 관련 공개워크숍을 통해 지난해 10월과 올 초 AI시대에 개선해야 할 사회적 과제를 제시했다. 자문위원회는 올 초 보고서를 통해 "(AI 시대에) 전체 소득 중 상위 0.01% 집중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기반으로 빈곤층을 위한 복지제도 개선과 함께 교육제도를 바꿔 AI기술과 윤리를 함께 교육하도록 권고했다. 또 직업별.소득별 노동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럽에서는 2013년에 시작한 '인간 뇌 프로젝트'를 통해 10년간 10억유로(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하고, 유럽의회는 로봇을 '전자인간'으로 간주하고 세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 초안을 발표했다. 일본도 2020년까지 5년간 1000억엔(약 1조원)을 투자해 AI를 활용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개최된 G7 정보통신장관회의에서 AI연구개발에 관한 윤리규칙 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걸음마 떼는 韓…"기술은 빠르게, 사회적 합의는 신중하게"

AI시대를 위한 사회시스템 개선을 위해 우리 정부도 올해부터 본격 나섰다.
올해부터 경제부총리가 지휘봉을 잡은 4차산업혁명전략위원회를 신설해 세제, 교육, 노동 등 사회 전반에 대한 개선책 마련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들이 AI기술개발과 사회시스템 변화를 투트랙으로 진행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여전히 기술개발에만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본격적인 AI시대의 노동문제와 복지문제 등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대책 마련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4차산업혁명전략위원회를 구성하는 교육·노동·조세 관련부처들이 아직 업무분장과 관련, 정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데다 국무총리 주관의 민·관 공동기구인 지능정보사회전략위원회와 업무중복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aber@fnnews.com 박지영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