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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빅뱅, 콘텐츠가 주역] 글로벌 미디어 시장, 콘텐츠 자체제작 경쟁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공룡들이 미디어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막대한 콘텐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콘텐츠를 만들어 비싼 값에 팔거나 광고를 붙이는 방식으로 경쟁하던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경쟁 양상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해 자신의 플랫폼에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자체제작 콘텐츠를 통해 전세계에서 유료 가입자를 대거 확보하는 것을 목격한 뒤 아마존이나 애플 등 콘텐츠 제작과는 관계가 없다고 여겨졌던 ICT 업체들까지 콘텐츠 제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글로벌 ICT 업체들은 아시아 미디어 시장 공략의 교두보 확보를 위해 한국시장 공략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국내 미디어 업계는 아직 글로벌 업체들과 정면 경쟁하기에는 작은 몸집과 부족한 콘텐츠 개발 능력으로 경쟁채비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미디어 업계의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애플, 자체 콘텐츠 확보 나선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TV 프로그램과 영화 등을 자체 제작해 애플뮤직 가입자들에게 독점 제공할 채비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최근 미국 헐리우드의 전문 콘텐츠 제작자들을 접촉했으며, 이미 일부 TV 프로그램에 대한 판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미 수년전부터 콘텐츠 전문업체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며, 현재 리얼리티쇼도 자체제작 중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ICT 하드웨어(HW)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이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HW시장 축소에 대비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해 매출 2156억달러(약 253조4000억원), 영업이익 600억달러(약 70조5000억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목표치에 비해 각각 3.7%, 0.5% 못 미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에 비해 매출과 이익이 각각 7.7%, 15.7% 줄었다. 앞으로도 HW시장은 급속히 줄어들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상이다.

ICT 업계 한 전문가는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만으로는 ICT 시장 주도권을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콘텐츠를 통해 HW주도권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고 나서는게 최근의 추세"라고 분석했다.

■콘텐츠 기반으로 미디어 플랫폼 확보해야 주도권 경쟁서 승리
애플이 미디어 플랫폼 구축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미디어 콘텐츠와 서비스가 결합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미디어 서비스는 넷플릭스, 아마존처럼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매달 일정금액을 지불하는 유료 가입자들에게 독점 공급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 가입자수 추이>
시기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3분기
가입자수 2353만 3327만 4435만 5739만 7476만 8674만
(스테티스타(Statista))

넷플릭스는 지난해 3·4분기에 매출 22억9000만달러(약 70조5000억원), 순이익 5150만달러(약 605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6%, 순이익은 75.2% 늘었다. 넷플릭스는 전세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가입자수는 지난해 3·4분기 기준 8674만으로 2·4분기 말과 비교해 357만 증가했다.

콘텐츠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외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제작한 '옥자'가 넷플릭스에서만 공개될 경우 이를 기반으로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한국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가입한 사람들이 넷플릭스에 다른 독점 콘텐츠에 매력을 느끼면 가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넷플릭스는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수 추이>
시기 2013년 12월 2014년 6월 12월 2015년 6월 12월 2016년 6월
가입자수 2500만 2800만 4000만 4400만 5400만 6300만
(스테티스타(Statista))

아마존도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고, 아마존 프라임의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자체제작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이다.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아마존 프라임을 서비했던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14일 한국 등 전세계 200개 이상 국가 및 지역으로 아마존 프라임의 서비스를 확대했다. 아마존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자체 콘텐츠를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미국 내에서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수는 지난 2013년 말 2500만에서 지난해 6월 6300만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미디어업계 대비책 '전무'
전세계가 미디어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계획을 빈틈없이 진행하면서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미디어 업계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방송업계 한 전문가는 "미국에서 기존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가입을 해지하는 '코트커팅'이 늘어나는 이유는 기존 방송콘텐츠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양질의 콘텐츠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넷플릭스나 아마존 서비스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