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드론부터 VR까지.. 중국, 세계 IT시장 재편

中 드론업체 DJI 1위 등극.. 2위 패럿, 직원 1/3 감원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中 업체들 20.7% 맹추격
中정부 적극적 육성 앞장.. 韓도 정부차원 지원 시급
드론부터 VR까지.. 중국, 세계 IT시장 재편

정보기술(IT) 시장의 주력인 스마트폰 시장에 중국업체들의 공략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신기술을 통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드론, 가상현실(VR) 시장은 벌써부터 중국 업체 중심의 재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업체들이 기술력은 물론 탁월한 가격경쟁력으로 신기술 시장에서까지 경쟁사들을 누르며 패권을 확보해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물론 아직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있는 신기술 시장이 중국 중심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과 정부가 긴밀한 전략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업체 공세에 백기… 글로벌 드론-VR 업체들 잇단 구조조정

1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의 드론업체인 패럿이 직원 3분의 1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패럿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500만유로(약 1000억원)에 그치며 당초 예상했던 1억유로(1260억 7000만원)를 달성하지 못하는 등 부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패럿은 한 때 드론업계의 1위 업체였다. 그러나 중국 드론업체 DJI의 공세에 2위로 밀려나며 구조조정 위기까지 겪게 됐다. 드론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DJI는 드론 신제품을 다른 업체보다 빠르게 출시하고, 기존 제품을 할인해주는 전략을 펼치면서 세계 개인용 드론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확대하는 중이다.

패럿에 앞서 개인용 드론의 원조 격인 미국 3D로보틱스도 DJI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지난해 개인용 드론 생산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액션캠 업체 고프로 역시 최근 인력의 15% 해고를 결정했다. 이미 지난해 초 매출 악화로 7%의 인력감축을 발표한 바 있어 지난해에만 전체 인력의 22%를 해고한 셈이다. 고프로의 경영난은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의 저가 액션캠에 시장 주도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이에 고프로는 드론시장으로도 진출했지만 드론 시장 역시 중국의 공세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중국업체들의 세계시장 재편은 VR분야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에서 VR산업이 태동하는 단계를 갓 지나고 있지만, 이미 중국 내부에서는 VR시장 구조조정을 본격 시작되며 경쟁력 없는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정리되고 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술력 없이 카피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중국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중국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재편하는 주역이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이미 중국업체 중심으로 재편

이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업체 중심으로 재편이 심화되는 중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면서 글로벌 상위 업체들의 점유율이 모두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중국업체만 유일하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판매대수 기준 점유율 19.2%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11.5%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업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4%포인트, 1.5%포인트씩 감소했다.

반면 3위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8.7%로 지난 2015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포인트 증가했고, 4위 오포(6.7%)와 5위 비보(5.3%)도 각각 3.3%포인트, 2.4%포인트 높아졌다.
중국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20.7%에 달해 이미 1위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ICT 업계 한 전문가는 "이제 세계 ICT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은 패스트팔로워(빠른 추격자)에서 퍼스트무버(선도자)로 변신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책과 더불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등의 활발한 참여로 생태계가 단단하게 형성되면서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스마트폰과 반도체 시장 1위라는 지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한국이 거세게 추격하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기술개발, 생태계 확장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전략적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