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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경쟁, 성공전략을 재점검하라] 5G로 뭐할건데.. 기존산업 결합해 경제구조 바꿀 목표 필요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1 17:54

수정 2017.04.11 22:41

(3)  5G의 명확한 투자 지향점 세워야
전문가들 "5G 접목으로 한국 경제 실익 찾아내고 관련 제도도 정비해야"
日 5G로 제조업 등 살려 스웨덴도 광산산업 활용
[5G 경쟁, 성공전략을 재점검하라] 5G로 뭐할건데.. 기존산업 결합해 경제구조 바꿀 목표 필요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로 뭐할건데?"

세계 최초 5G 상용서비스를 하겠다는 한국의 통신회사나 정부는 이 질문에 대해 똑부러진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세대(2G), 3세대(3G) 이동통신 시절의 통신사업 정책은 세계 최초.최고의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고, 이에 사용된 한국산 통신장비와 단말기를 수출한다는 것이었다.

이 덕에 한국산 스마트폰은 세계를 호령하게 됐다.

그러나 5G에서는 판이 다르다는게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5G의 최종승리는 '세계최초'의 타이틀이 아닌 5G를 통한 차별적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의료, 관광, 제조업등 기존 산업에 결합해 경제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미 해외 각국정부는 5G를 통해 '제조강국'이 되겠다는 등 명확한 정책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춰 5G 투자를 진행중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정부와 통신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함께 5G를 접목해 한국 경제에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을 찾아내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등 실질적 5G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게 국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日 "서비스 생태계 조성이 먼저"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5G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5G 생태계 구축'에 본격 나서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김재필연구원은 '일본의 5G전략과 추진현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 총무성은 5G의 적용 범위를 스마트폰에 국한시키지 않고 통신 기능이 탑재되는 모든 단말에 5G를 도입하겠다고 정책을 세웠다"며 "더 나아가서는 5G를 통해 그동안 침체돼 있던 내수 제조업 및 중소기업들을 부활시켜 다시한번 '제조강국 일본'의 영광을 재현시키겠다는 명확한 정책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맞춰 5G 투자 환경을 마련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총무성 정책에 맞춰 NTT도코모는 5G의 본질을 '기술'이 아닌 '서비스와 생태계'에서 찾고 있다"며 "4G 시대까지는 기술이 먼저 생겨났고 통신 인프라가 갖춰진 후 서비스와 생태계가 따라가는 방식이었다면, 5G 시대에는 처음부터 서비스와 사업모델(BM)을 구상하고 전체 생태계를 조성해가면서 이를 5G 인프라가 지원하는 형태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역시 광산산업에 5G실증사업을 진행하면서 스웨덴의 주력산업인 광산산업의 ICT화를 위한 수단으로 5G를 활용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통신 장비업체인 에릭슨은 5G 시대의 신규서비스 다양화를 목표로 다양한 영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이탈리아의 투스카니아의 항구, 자동차, 배 등에 5G 기반 제어 시스템을 연동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것은 물론, 스웨덴 정부 및 ICT기업과 공장 자동화, 원격 굴착 등을 위한 '5G for 스웨덴' 프로젝트도 중이다.

■"과거 세계 최초 정책은 장비-단말기 수출 위한 것...5G는 달라"

그동안 우리 정부가 '세계 최초 상용서비스'를 강조했던 이유는 우리나라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세계 최초 3G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된 장비와 단말기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테스트베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의 '세계 최초' 정책으로 더 이상 국산 스마트폰은 한국민 전체가 테스트베드가 되지 않아도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또 앞으로는 정부의 지원이 세계시장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이 때문에 정부의 정책이 달라져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5G를 통해 한국 경제의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디지털화할 것인지, 이를 위해서는 어떤 규제를 개선하고 어떤 분야 서비스 개발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지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가 5G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아이템이 된 것처럼 5G시대에는 결국 이종산업간의 연합이 가장 쉬우면서, 성공할 수 있는 방식"이라면서 "최근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단체 등에서 의장을 맡고 리드하는 분야는 통신쪽 사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국가경제의 목표를 정확히 세우고, 5G의 투자와 사업전략을 재설계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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