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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미국 제치고 중국과 연대 추진...새로운 국제 질서 탄생하나

유럽연합(EU)이 최근 전통적 우방이었던 미국과 사이가 틀어진 이후 중국과 새로운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양자의 정치·경제적 의견차이가 적지 않지만 EU와 중국 모두 미국 주도가 아닌 독자적인 국제 질서가 필요한 만큼 양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도착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동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의 초청으로 유럽을 찾은 그는 6월 2일까지 독일과 벨기에를 넘나들며 EU 정상들과 만난다. 리 총리는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제 19차 EU·중국 정상회담 및 제 12차 EU·중국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할 계획이다. 1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리 총리는 메르켈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가 추구하는 유럽통합 기조를 지지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국제적으로 불확실성과 반(反)세계화, 보호무역 기조가 커지는 만큼 중국과 독일이 무역 자유화 및 투자촉진,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리 총리의 유럽 통합 지지 발언에 감사하다며 EU 정상회담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길 바란다고 답했다.

블룸버그는 리 총리의 이번 방문이 자유무역과 환경보호면에서 중국의 국제적 지도력을 보여줄 기회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EU 정상들 역시 중국에게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 순방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게 방위비를 더 내라고 강조하는 한편 집단 안보 문제에는 침묵해 유럽 동맹들의 실망을 샀다.

하지만 당장 EU가 중국과 손잡을 수 있느냐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일단 EU는 중국 정부가 유럽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철강 등의 과잉생산을 줄이지 않는 점에 불만이 많다. EU 회원국들은 중국이 말로는 자유무역을 외치면서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은 EU가 중국의 '시장경제지위(MES)'를 인정하지 않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항의중이다. WTO 체제에서 MES가 아닌 국가는 교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감수해야 하며 덤핑 시비가 붙었을 때 판정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는다.
또한 정치적으로 EU는 남중국해 비무장을 요구하며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경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EU와 중국이 1일 정상회담에서 본격적인 무역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추진력을 얻기 위해 투자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자는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탈퇴와 상관없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이행한다는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