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기자수첩] 중소벤처부, 部에 맞는 역량 기대

[기자수첩] 중소벤처부, 部에 맞는 역량 기대

지난달 초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당내 인사추천위원회 설치와 당직 인선과 관련된 문제였다. 이 때문에 청와대 비서실장의 민주당 예방 일정이 취소되기도 했으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9년 만에 집권해 여당이 됐는데 책임감을 갖고 국정을 주도하지 못하고, 시작부터 '논공행상'을 두고 밥그릇 싸움을 하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부(部) 승격을 눈앞에 둔 중소기업청을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도 결코 낫지 않았다.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김진표 위원장은 중기청 업무보고를 받으며 "기존 틀을 그대로 두고 부처로만 바꾸면 정책이 국민 기대만큼 되지 않을 수 있다. 공직자들이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김정우 위원도 "청 단위에서 해왔던 조그마한 프로그램을 몇 개를 고쳐선 정책이 제대로 될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한 세미나에서 "업계에서는 '벌써 내부에서 자리를 놓고 알력 다툼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부로 승격하는 만큼, 그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감과 정책 역량을 지녀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선 한 달 뒤, 민주당 내에서 정부여당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공부 모임이 활발히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내 스터디그룹인 '더좋은미래'와 '더불어미래구상'도 다시 기지개를 켠다. '국회 과학기술정책연구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당내 그룹별로 만들어지는가 하면 원내에서는 '중진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중진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창구로 활용한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한목소리를 내려면 관료를 설득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5일 문재인정부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며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을 공식화했다. 지난 1960년 상공부 공업국 '중소기업과'의 출범 이후 설립 57년 만에, 중소기업청으로 독립한 지 21년 만에 장관급 부처가 탄생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조직과 예산 등 양적으로만 확대되는 게 아니다. 법률안 발의권이 생기는 만큼, 정책 역량 등 질적인 부분에서도 달라져야 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중기부가 제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