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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ICT 기업들, 세계시장 절반 독차지...한국기업은 뒷걸음질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8 16:12

수정 2017.06.18 16:12

ICT산업이 세계 경기회복 주도
세계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 유통 등 대부분 산업이 경기회복의 기미를 느낄 뿐 매출과 이익의 실질적 회복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반면 ICT 기업들은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ICT 기반 융합산업이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주도하는 산업구조 변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반면 국내 ICT 기업들은 매출과 이익, 투자 등 모든 면에서 뒷걸음질을 치고 있어 자칫 한국 ICT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주도권을 놓치는 악순환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 경제의 핵심 축이 될 국내 ICT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ICT가 경기회복 주도한다.
...나홀로 성장

18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발표한 '세계 ICT기업 경쟁력분석'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ICT기업들의 매출과 EBITA(감가상각전 영업이익)가 동시 증가하며 주요 산업 중 유일하게 회복세에 진입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성장을 주도한 산업은 헬스케어, ICT, 부동산 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ICT 기업들의 매출은 지난 2013년 이후 연평균 2.0%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EBITA는 연평균 3.8%씩 증가했다. 특히 연구개발(R&D) 지출이 2013년 이후 연평균 7.0%씩 증가하며 R&D가 실적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산업의 매출은 2013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전체 기업의 매출은 2013년 이후 연평균 2.6% 감소했다. 특히 에너지, 소비재, 원자재 등의 성장 부진이 전반적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ICT경쟁력은 하락중..미국-중국 ICT 기업이 성장 주도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세계 경제 회복을 주도하는 ICT 기업이 미국과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또 한국 기업들은 되레 뒷걸음질 치고 있는 점 역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으로 곱힌다.

미국과 중국 등 G2국가 ICT 기업의 매출이 전세계 ICT산업 매출의 과반인 51.7%를 차지했다. 2013년 46%대였지만 3년간 5%포인트나 더 성장한 것이다.

반면 한국 ICT 기업의 매출은 세계 5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나 성장률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내 ICT 기업들의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매출 감소는 57%로 세계 각국 ICT 매출 감소율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2016년 세계 ICT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중 미국이 39개로 1위를 기록한 가반면 한국은 4개에 불과했다. 2013년 6개에서 4개로 줄어든 것이다.

성장의 기반이 되는 R&D지출 역시 우리나라 ICT 기업들은 2013년 이후 1.3%가 줄었다. 반면 미국과 중국 ICT 기업들은 R&D지출을 2013년 이후 각각 9.0%, 21.3% 늘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ICT기업의 경쟁력이 전체사업의 밑거름으로 작용하는 만큼 더욱 중요성을 커질 것이지만 각종 ICT지표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면에서 경쟁력이 있었지만 R&D 및 서비스 경쟁력은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정책과 일관성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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