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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이후 집 팔아 소비한다"... 고령화 심화로 가계저축률 하락 전망

국내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가계저축률이 오는 2026년 이후에는 '제로(0)' 이하인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집을 팔아 돈을 써야하는 시대가 오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2일 '인구 고령화가 가계자산과 부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고령화가 삼화될수록 가계 저축률 하락 및 안전자산 비중 증대 등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령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65세 이상의 인구비중이 지난 2015년 12.8%에서 오는 2030년 24.5%로 상승하면 가계저축률은 8.9%에서 -3.6%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저축률이 마이너스로 진입하는 시점은 2026년 이후인 2027년 정도로 추정했다. 가계저축률은 가계가 저축하는 돈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한마디로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처분해 소비하는 가계가 더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소득 수준은 청·장년기에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은퇴 후에는 큰 폭으로 떨어진다.

소비는 의료비 등으로 지출되면서 감소하지 않는다. 결국 저축 여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고령인구가 지난 1994년 13.9%에서 2014년 25.7%로 높아졌을 때 가계저축률은 11.6%에서 -0.5%로 떨어졌다.

한은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자)가 은퇴해 고령층에 진입해도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급격하게 처분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비저축 등으로 활용해 실물자산을 완만하게 줄이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돼 금융시장이 받을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고도성장기를 겪으면서 이전 세대보다 많은 자산을 축적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7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앞으로 실물자산 처분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역모기지론(주택연금) 등 실물자산 유동화 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안전자산 중심으로 자산이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채권, 펀드 등 위험자산 보유비중이 2015년 19.4%에서 2030년 13.2%로 낮아지는 대신, 현금과 예금 등 안전자산 비중은 같은 기간 43.1%에서 51.6%로 상승할 전망이라는 분석이다. 보험 및 연금 비중도 31.1%에서 35.2%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가 노후준비 등을 위해 자산은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소득이 적은 고령층은 자산운용에서 보수적인 성향을 보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