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최지성 "삼성물산 합병, 경영권 승계 아니다"..정유라 지원, 李에 보고 안해(종합)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2 16:33

수정 2017.08.02 16:33

이재용, 회장 취임 강권 거부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이 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들의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이 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들의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승계가 목적이 아니라 그룹 미래발전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고 강조했다. 또 이건희 회장 와병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에게 회장 취임을 권유했으나 이 부회장이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삼성물산 합병, 그룹 전략 일환"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과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최 전 실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배경에 대해 "양사 경영진이 각사의 경영현안과 미래발전 전략을 고민한 가운데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에게 이야기해 의논된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특검은 삼성물산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절차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해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훈련 지원 등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최 전 실장은 "제일모직은 의류나 테마파크 등 내수산업 위주로 돼 있어 성장에 한계를 맞아 상장 자금을 활용, 성장을 추구하고싶어 했다"며 "삼성물산은 반대로 부실위험이 있지만 과거부터 내려온 전 세계 인프라를 갖고 있어 양쪽이 협력하면 상생할 수 있다고 판단, 미전실과 의논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부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합병이 추진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서도 "사업이 먼저고 지분은 나중"이라며 "지분 문제로 합병이 추진된 적은 없다"고 역설했다. 최 전 실장은 "회장 와병 후에 연말 사장단 인사쯤 이 부회장에게 회장 취임을 강권한 적이 있다"며 "이후에도 강권했지만 본인이 여러 이유로 고사하면서 '회장님이 생존해 계시고 곧 회복될 수도 있는데 감히 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朴의 비인기종목 지원 요청에 승마 지원..崔 몰랐다"
최 전 실장은 삼성의 올림픽 선수들 지원 과정에서 최씨가 개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원 승인 후 최씨가 나타나면서 취지가 변질되기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순수한 올림픽 선수 지원이라는 목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는 "승마훈련 지원 계기는 (9월15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비인기종목인 승마를 지원해 달라'고 해서 한 것"이라며 최씨 모녀에 대해서는 들어본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최씨 측근인 박원오 승마협회 전 전무를 만나고 온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으로부터 최씨와 대통령간 관계에 대해 처음 듣게됐다는 설명이다.

시기상으로 최 전 실장이 정유라씨를 포함한 6명의 승마선수 승인 결정이 이뤄진 다음이다. 다만 최 전 실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 전 실장은 "승마지원은 대통령이 요청한 내용이지만 정유라 지원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며 "상황을 보고받아보니 최씨가 뒤에서 장난질을 한 것 같은데 확인할 수 없었고 유언비어 같은 내용을 이 부회장에게 옮기는 게 적절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 불출석했다.
특검팀은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이 부회장 등 뇌물사건 증인으로 채택된 박 전 대통령 구인장을 집행하려 했으나 건강상 이유로 거부해 집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