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카드사 취약차주 고금리대출 우려

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3 17:42

수정 2017.08.03 17:42

[기자수첩] 카드사 취약차주 고금리대출 우려

얼마 전 일본 도쿄에 살고 있는 지인인 다카다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일본 은행들이 직원들에게 무담보로 개인에게 신용대출을 해주는 '카드론' 영업을 시켰다는 얘기였다. 일본에 마이너스 금리가 이어지면서 일본 은행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 카드론에 눈을 돌린 것 같다고 다카다씨는 말했다.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일본 은행의 카드론 영업 지시에 따라 카드론이 실제 크게 늘어나면서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낯설지 않은 흐름이었다. 한국의 신용카드사들도 그동안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우대 수수료율 적용 가맹점 확대 등 카드사를 옥죄는 당국의 지속적인 규제정책으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업계는 연간 수익 감소가 당초 예상했던 3500억원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카드론과 같은 고금리 신용대출을 공격적으로 확장시켜 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 7곳(KB국민, 롯데,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의 지난해 말 카드론 이용실적은 9조2655억900만원이었다. 전년 이용액인 8조5000억원에 비해 7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용실적 증가와 함께 카드사들의 카드론 수익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집계된 카드론 총수익은 8366억4500만원으로 지난 2014년 말의 6797억4300만원에 비해 2년 새 1569억원 늘었다.

문제는 대출금을 갚을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취약차주의 비중이 늘었다는 점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수익 기반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이어서 카드론을 포기할 수 없었겠지만 저신용.저소득층인 서민을 상대로 한 고금리 대출로 수익을 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20% 이상 금리가 적용되는 고객들의 비중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신규 이용고객 중 연 20~26% 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은 평균 13.05%다.
10.84%에 그쳤던 지난 3월 말 수치에 두달 새 2.21%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20% 이상 금리가 적용된 고객 비중이 가장 많은 카드사는 KB국민카드로 28.15%였으며 다음은 삼성카드가 19.24%, 신한카드가 12.92% 순이었다.
일본 은행의 카드론 확대보다 국내 카드사들의 저신용.저소득자에 대한 카드론 확대가 더욱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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