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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된 4차 산업혁명 … 규제·두려움 허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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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돌풍의 교훈
일상이 된 4차 산업혁명 … 규제·두려움 허물어야

"메기가 이미 시장에 풀렸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먹힐 수밖에 없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사업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국내 금융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애플리케이션(앱) 출시 열흘 만에 이용자를 230만명 이상 모집하면서 시중은행들은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서서 인터넷·모바일 서비스 전면 재검토에 나서는 등 카카오뱅크라는 메기에 대응할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기존 산업이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정부와 기업들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국경이 없는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메기를 막기 위한 노력보다는 메기를 키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한국 기업이 세계시장을 누비는 메기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 운송, 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기업들 역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겠다는 구호를 내려놓고 시급히 사업 재편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뱅크 돌풍, 금융업 DNA를 바꾼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돌풍을 계기로 다른 산업에도 ICT 융합 사례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조언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불리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기존 산업의 성공 방정식을 새로 만들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 돌풍으로 국내에서도 이미 소비자들은 4차 산업혁명형 서비스나 상품을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는 점을 기업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 계좌를 만들 때 굳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되고, 공인인증서 없이도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열흘 만에 230만 사용자를 끌어들였다.

인터넷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는 기존 산업에 대한 규제가 유지돼야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미 소비자는 새롭고 편리한 서비스나 상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국경의 한계가 없는 4차 산업혁명형 신산업의 특징을 감안하면 국내 규제로는 이미 생활이 된 4차 산업혁명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해외보다 5년 이상 뒤진 이유는 규제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서비스다. 미국의 가장 성공한 인터넷전문은행 '찰스 슈왑'은 자산이 1000억달러(약 110조원)를 넘어서며 미국의 대중적 은행으로 자리잡았다. 해외에서는 수년 전부터 대중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문을 열었다. 해외보다 5년 이상 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 늦어진 것은 기존 법과 제도 그리고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전문가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천명한 이후에도 은산분리 등 법 개정을 위한 지루한 논의가 계속됐다"며 "우리가 망설이면서 고민하는 동안 해외에서는 이미 실행에 옮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뿐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더이상 머뭇거리면 안된다"

금융뿐 아니라 대부분의 산업에 적용되는 제도들이 신산업 탄생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교통분야다.
가입자 1500만명을 돌파하며 대표적인 교통사업자로 부상한 카카오택시는 반드시 차량에 부착된 기기를 사용해 요금을 계산해야 한다는 '낡은 법' 때문에 자동결제 서비스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카풀 앱 '풀러스'는 돈을 주고받는 카풀은 출퇴근 시간에만 허용한다는 제도로 인해 이용자들이 자신의 출퇴근 시간을 스스로 선택하는 '출퇴근시간 선택제'라는 우회적 서비스를 내놓으려고 했지만 한달 넘게 감감무소식이다.

한 전문가는 "정부와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지금은 준비할 때가 아니라 실행할 때"라며 "더 이상 법과 제도 때문에 신산업을 지연시키면 신산업의 기회를 글로벌 기업들에 고스란히 내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