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3D 프린팅 기술, 골반·광대 뼈 등 3D 프린팅으로 만든 인공뼈로 대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4 19:51

수정 2017.08.24 22:22

(27) 3D 프린팅 기술
암이 뼈까지 침범한 경우, 사고로 인해 뼈 골절됐을 때 3D 기술 이용 뼈 대신해 이식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백정환 교수(왼쪽)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구강암 환자 재건 수술모델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백정환 교수(왼쪽)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구강암 환자 재건 수술모델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3D 프린팅 기술이 의료계에서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3D 프린팅 기술은 설계도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설계에 따라 종이, 플라스틱 액체 등을 원료로 3차원 입체적 고체물질을 프린트하는 기술입니다. 이 3D 프린팅 기술이 해부학 실습으로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24일 병원업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백정환 교수팀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구강암 환자의 턱뼈(하악) 재건수술 모델 및 골절제 가이던스를 개발했습니다.
하악에 암이 침범한 경우에는 종양과 함께 턱뼈를 제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다리뼈(비골)를 이용해 환자의 턱을 재건하는 수술이 병행됩니다.

기존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통해 얻은 정보만을 활용해 수술이 이뤄졌습니다. 3D 프린팅 기술로 수술 시 절제해야 하는 하악과 이어붙일 비골을 미리 만들어 골절제와 재건을 동시에 미리 시행해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수술시간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재건 시에도 환자의 얼굴 윤곽을 가늠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백 교수는 "해당 모델을 이용하면 의사들이 이론으로만 배우던 수술법을 손으로 실제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되므로 결국 환자들에게 이득이 된다"며 "앞으로 더욱더 다양한 3D 프린팅 수술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전에도 부비동암 수술 모델과 중이염 치료 시 필요한 측두골 수술 모델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측두골은 사람 머리에서 귀 바로 위에 자리한 관자뼈 주변인데 의사들이 복잡한 귓속 구조물을 피해 안전하게 수술하려면 측두골의 해부학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측두골 수술에는 중이염 수술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측두골 해부학 실습 여건이 좋은 편이 아닙니다. 시신 기증이 적기 때문에 1년에 1~2차례 정도만 실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해부학 실습을 대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3D 프린팅을 이용해 골반뼈나 광대뼈 등 사람의 장기를 대체하는 데도 사용합니다. 세브란스병원은 플라스틱 모형으로 골반뼈 이식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골반뼈 절제술은 8~9시간 걸리는 데 비해 3D 프린팅을 활용한 수술은 6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환자의 골반뼈 대체물이 정확하게 맞지 않을 경우, 수술 중간에 다시 재단해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수술시간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3D 프린팅 활용 수술은 수술 중 재단하는 시간이 없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앙대병원의 경우에는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바이오세라믹 소재의 인공 광대뼈를 광대뼈 결손 환자에게 이식했습니다.
이처럼 선천적 또는 노화로 인한 퇴행성질환 및 교통사고, 레포츠 등 사고로 인해 손상을 입으면 골조직을 대체할 인공조직에 맞춤형 장기로 대체가 가능해졌습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